핼러윈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0일 1심 선고 재판이 열리는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핼러윈 참사에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희영(63) 용산구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30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지난해 1월 박 구청장을 기소한 지 1년 8개월 만이다.

이날 재판부는 “당시 안전법령엔 다중군집으로 인한 압사 사고가 재난 유형으로 분리돼 있지 않았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2022년 수립 지침에도 그런 내용이 없었다”며 “재난안전법령에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선 별도 안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어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박 구청장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된 최원준(60)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유승재(58) 전 용산구 부구청장, 문인환 전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에게도 이날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박 구청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 박 구청장은 핼러윈 참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피고인에게는 지역 내 재난에 대한 컨트롤타워로서 예측하고 예방할 책임이 있음에도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았고, 사고를 막기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박 구청장은 지난 2022년 10월 29일 핼러윈 참사 당일 대규모 인파로 사고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안전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상시 재난안전상황실을 적정히 운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용산구청의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참사 현장 도착 시간 등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도 받는다.

박 구청장 측은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할 것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재판 과정 내내 고수해 왔다. 박 구청장 측은 최종 변론에서 “이 사고를 막기 위해 인파 유입을 막고 인파를 해산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지만, 용산구에는 이를 할 수 있는 수권 규정이 없다”며 “적극 행정을 취하지 않은 행정기관이나 공무원에 대해 형사 책임까지 물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