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주식 리딩방 사기 행각을 벌인 조직원들이 체포돼 한국에 강제 송환됐다. 경찰청은 조직원 8명을 검거해 지난 27~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30일 밝혔다.
20대 7명 30대 1명인 피의자들은 한국인으로 태국 방콕에 범행을 목적으로 사무실을 마련한 뒤 가짜 증권 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수익금을 줄 것처럼 속여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태국 경찰청에서 파견 근무 중인 경찰청 소속 경찰협력관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태국 경찰청 이민국과 정보를 공유해 피의자 소재를 추적하던 중 지난달 21일 합동 검거 작전을 통해 현장에서 조직원 8명 모두 현지 이민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후 ‘합동 송환팀’을 편성해 피의자를 국내 송환했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한국과 태국 경찰의 긴밀한 공조로 피의자들을 범행 초기에 검거·송환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추가 범행을 예방할 수 있었다”며 “피의자들에게서 범행에 쓰려던 230만건의 개인정보 자료가 발견됐다”고 했다.
◇자해 소동에 여권찢고 이민청 직원 폭행까지
해외 도피 사범들은 국내로 송환되는 것을 피해 현지에서 자해 소동을 벌이거나, 현지서 추가 범죄를 저지르는 식으로 국내 송환을 거부하는 수법을 쓴다고 경찰은 밝혔다. 현지에서 죄를 지어 형(刑)을 선고받게 되면, 그만큼 국내 송환이 지연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경찰은 “한국 경찰의 형사사법권이 없는 해외 도피국에서, 한국에서 저지른 범행보다 해외에서 저지른 범행의 형량이 약할 경우 일부러 범행을 저질러서 송환을 최대한 피한다”며 “송환이 지연되면, 아예 한국서 받을 형량을 피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저지르는 행동들”이라고 했다.
경찰은 추방 직전 긴급 여권을 탈취·파손하고 폭력행위 등 난동을 부려 송환을 회피한 피의자를 송환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적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대한민국의 형사사법제도를 통해서 처벌받는데, 피의자들은 이를 막기 위해 여권을 찢어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기도 한다. 이민청 직원을 폭행하는 식으로 항공기 탑승을 지연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송환 직전에 유리벽을 파손해 응급 수술을 받아 송환을 지연시키는 꼼수도 있다고 한다.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는 범죄자 수에 제약이 있어 ‘릴레이 송환’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중국 공안부와 공조 작전을 벌여 4일동안 9대 항공편을 이용해 보이스 피싱 피의자 18명을 41시간 동안 2명씩 나눠 송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기에 한 번에 많은 범죄자들이 모이면 기내 사고나 불상사가 생길 것을 우려, 피의자가 항공기 탑승할 수 있는 인원에 제한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검거된 국외도피사범은 345명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번 태국 방콕 거점 리딩방 사건의 공로가 큰 경찰 협력관 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협력관은 현지 경찰청에서 근무하며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 업무에 집중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현재 국외도피사범 업무 전담 경찰협력관은 태국에 2명, 베트남에 1명이 있다. 경찰은 향후 캄보디아에도 추가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