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 화성 일차전지 공장 화재로 숨진 김모(52)씨는 세 남매를 둔 가장(家長)으로 막내는 아직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김씨 시신이 안치된 화성송산장례문화원에 도착한 김씨 아내 등은 사망 소식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유족들은 “어디서 발견됐느냐” “가스가 많았느냐”고 묻다가 이내 오열했다. 어깨를 들썩거리며 슬퍼하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장례식장 사무실 유리문 너머까지 들렸다.
김씨 아내는 주변 부축을 받고 여러 번 화장실로 향했다. 여러 번 속을 게워내는 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내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이 그의 어깨를 감싸안고 위로했다. 오후 8시 30분쯤 회사에서 보낸 근조 화환이 도착했지만 유족들은 거부했다.
중국 국적의 여성 근로자 2명과 함께 일하던 한 남성 근로자는 “사촌 누나들과 연락이 안 돼서 불안해서 찾아왔다”고 했다. 같은 공장에서 자신의 친형과 사촌 누나 두 명이 일하고 있었다던 이 남성은 “누나 두 분 생사가 확인이 안 된다”며 “살아 있으면 연락이 될 텐데 전화가 꺼져 있다”고 했다.
이날 화재 현장인 공장 여기저기에선 연락이 두절된 가족들을 찾겠다며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한 중년 남성은 “공장에서 근무하는 아내와 연락이 끊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발을 동동 구르다가 눈물을 흘렸다. 한 40대 여성은 “남편이 전화를 안 받아요. 내 남편 찾아주세요”라며 택시를 타고 달려왔다. 이 여성은 “애들 아빠 어떻게 하냐”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실종자 자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은 “우리 아빠 어딨어”라고 중얼거리며 어린 남동생을 끌어안고 울었다. 보행로에 앉아 흐느끼는 50대 여성의 모습도 보였다. 가족 대기 버스에 타고 현장으로 오다가 실신해 119 구급대에 실려간 가족도 있었다.
이날 화재 건물 1층에서 탈출한 이모(58)씨는 “동료 두 명이 연락이 안 된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이지만 한국말도 다들 잘했다. 힘들어도 가족처럼 일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화성=안준현·김병권·김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