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방범대의 지원율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자율방범대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것으로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와 협력해 치안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1년간 신규 유입이 전무하여 막내 대원이 50대 후반인 자율방범대도 있을 뿐만 아니라 참여율이 저조해 자진 해산한 곳도 있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만4000여 명에 달하던 전국의 자율방범대원은 2022년 10만명 아래인 9만9000여 명으로 줄어들다 지난해 8만7000여명으로 1만명 이상이 줄었다. 코로나 이후 활동을 못하게 된 자율방범대 조직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파주시의 ‘야당마을 자율방범대’는 출범 후 약 4년 만인 지난해 5월 해체됐다. 이 자율방범대는 지난 2020년 초에 만들어졌지만, 코로나로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다가 작년 초부터 본격적인 동네 순찰을 시작했다. 출범 초기에는 대원이 10여 명이었으나 코로나 기간을 거치며 흐지부지됐고, 순찰이 재개된 이후에는 자율방범대장, 부대장, 서기, 총무 등 4명만 고정적으로 방범 활동에 참여했다고 한다. 야당마을 자율방범대의 마지막 대장이었던 이정은(30)씨는 “나를 포함해 야당마을 자율방범대 고정 멤버 중 지금 다른 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없는 걸로 안다”며 “안 그래도 참여율이 저조했던 상황에서 자율방범대법이 시행돼 신고 절차까지 필요해지자 야당마을 자율방범대가 자연스레 해체된 것”이라고 했다.
인력 충원이 잘 되지 않고, 대원들이 고령화되는 자율방범대는 전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2동 자율방범대장 문병조(63)씨는 “계속 대원들을 모집 중인데, 최근 1년 사이에 들어온 사람이 없다”며 “젊은 사람들은 혜택이 없어서 안 들어오려고 하다 보니 가장 어린 대원이 50대 후반”이라고 했다.
서울 은평구 대조 자율방범대장 고윤철(64)씨도 “우리 자율방범대는 대부분이 50~60대”라며 “방범 활동에 뜻이 있어도 도보 순찰 등이 힘드니까 나이 들면 빠지는 사람이 생기는데, 들어오는 건 많아야 1년에 2~3명 정도니까 세대교체가 전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의 한 자율방범대원은 “언덕길이 많은 곳은 50대 대원이, 그나마 평지인 곳은 60대가 돈다”면서 “신규 유입은 고사하고, 기존에 있던 대원들도 하나 둘 나가고 있다”고 했다.
시민들이 자율방범대에 지원하지 않는 이유로는 활동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한 자율방범대는 서대문구로부터 분기에 90만원씩 들어오는 지원금을 받는다. 그러나 이 금액으로는 활동비 충당이 힘들어서 대원들이 한 달에 1만5000원씩 회비를 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자율방범대원들은 “일부 구 지원금으로는 자율방범대 건물 전기료나 경광봉 배터리 값 등을 내기도 빠듯하고, 매달 1만원에서 2만원 정도 본인 사비까지 내가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범죄자 검거에 일조하더라도 추후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자율방범대 지원을 꺼리게 하는 요소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자율방범대가 범인을 검거한 사례가 2건 있는데, 추후 보복 가능성 때문에 걱정이 많다”며 “아무래도 신분은 민간인이다 보니 불안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지원자가 적은 상황에서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된 자율방범대법으로 인해 기존에 있던 대원 중에서도 자율방범대를 탈퇴한 이들이 많다고 한다. 자율방범대법은 자율방범대를 조직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에 부담을 느낀 기존 대원들이 자율방범대를 탈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의 자율방범대 지원을 제고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학교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경찰 인력만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치안 수요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가 필요하다”며 “자율방범대원에게 실비 보상을 하거나 취업이나 아파트 청약에 가산점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새로운 대원들의 유입을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