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위가 25일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 희생 발굴 유해의 유전자를 감식한 결과 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배방읍 공수리 유해 발굴 현장에서 신원 확인된 유해(왼쪽)와 조사지역 구획도. /연합뉴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민간인 집단희생 발굴 유해의 유전자를 감식한 결과 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2023년부터 진행해 온 진실화해위의 민간인 유해 유전자 검사로 구체적인 신원을 파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화해위는 민간인 희생자 유해 501구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2구에 대한 신원을 파악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유해 2구는 각각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와 대전광역시 골령굴에서 발굴됐다. 이들은 각각 충남 아산 부역혐의 희생자 하수홍씨와 대전 골령골 사건 희생자 길모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 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은 1950년 9월 말부터 1951년 1월 초까지 아산 공수리와 백암리 일대에서 민간인 다수가 인민군 점령 때 부역했다는 혐의와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경찰과 치안대 등으로부터 집단 살해된 사건이다. 진실규명 신청은 아들 하모(93)씨가 했으며, 하씨는 74년만에 아버지의 유해를 찾게 됐다.

하수홍씨의 유해 발굴 지점에서는 총 62구의 유해가 나왔는데 땅을 바라본 채로 고꾸라져 있거나 양팔이 등쪽으로 꺾여 손목 부위가 전깃줄 등으로 감겨 있는 등 민간인 집단 희생자로 판단됐다.

또 다른 유해는 대전 산내 학살 사건에 희생된 길모씨로 파악됐다.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는 한국전쟁 발발 초기인 1950년 6월28일께부터 7월1일까지 제주 4·3사건 관련자를 포함해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1800명이 충남지구 육군 특무부대(CIC), 헌병대, 경찰에 의해 희생됐다.

진실화해위는 2023년부터 신원 미확인 민간인 희생자 유해 4000여구 중 501구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했고 유가족 119명의 정보와 대조했다. 진실화해위는 “희생자 중 2구에 대해서만 유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집단 학살 정황이 명확하고 유해 보존 상태가 양호해 해당 유해에서 신원을 특정할 수 있을 만큼 유전 정보를 추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광동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신원확인 작업을 보다 확대하고 더 많은 유가족의 염원을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