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을 찾은 시민이 영화 '괴물' 속 괴물 조형물을 사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만들어진 ‘한강 괴물’ 조형물을 철거할 예정인 가운데, 오세훈 시장이 직접 철거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오 시장은 25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올린 영상에서 “공공미술은 갤러리 안에서 보는 것하고는 성격이 다르다”며 “미술을 아주 깊이 이해하는 분도 지나갈 수 있지만, 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지나가면서 흘끗 보는 게 공공미술”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 곳에 설치하는 미술 작품은 섬뜩하게 무섭거나 두려움을 준다거나 공포스럽다거나 이러면 곤란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동명의) 영화에 나왔던 괴물은 공공미술 기준에는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설치돼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장소에서는, 한강변에서는 치워야 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철거한 조형물을 영화 박물관 등에 옮겨서 새롭게 활용할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영화 감독님이나 그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며 “그냥 치워서 폐기할 게 아니라 기왕 예산이 들어간 거니까 영화 박물관이라든가 추억하고 싶은 분들이 가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놓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한강 괴물 조형물은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속의 괴물을 표현한 것으로, 2014년 밋밋한 한강에 이야기를 입혀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제작에 1억 8000만원이 들었으며, 길이 10m·높이 3m에 무게는 5톤 규모다. 다만 조형물 설치 이후 일각에서 도시 미관을 해친다거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는 지난 18일 이 조형물을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공공미술심의위원회를 열어 괴물 조형물을 비롯해 한강공원에 설치된 조형물 전반에 대한 철거 여부를 심의한다. 시는 공공미술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등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상반기 안에 조형물 철거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