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 정원에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기념해 학생과 시민들이 노란 바람개비 416개를 설치했다. 17일 오후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이 바람개비 사이를 걷고 있다./김지호 기자

전태호(47) 세월호 일반인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17일 “잠수함 충돌설 등 외인(外因)설이 제기돼 참사가 정쟁화되면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조사 결론조차 내지 못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선박에 관해 지식도 없고, 진영 논리에 빠진 사람들이 잠수함 충돌설 등을 제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위원장은 “외인설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도 모르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제기하는 차원에서 조사 초반에야 여러 가설을 두고 분석할 수는 있지만, 과학적 근거에 맞지 않으면 빼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위원회가 산으로 갔다”고 했다. 그는 “사참위에는 선박 전문가도 아닌 정치적 입장을 가진 위원들이 참여했다”며 “이런 보여주기식 조사가 진정 유가족을 위한 것이었는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사참위는 외인설을 입증하는 데에 주력하며 시간을 허비했다”며 “정치 논리에 휩싸이면 백 번을 조사해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박 전문가들만이 주체가 돼 침몰 원인을 공식적으로 규명해줬으면 좋겠다”며 “유가족에게는 10주기가 지나도 달라질 건 없다. 지금껏 해왔듯 진상 규명에 힘쓰겠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참사 당시 제주도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던 중 목숨을 잃은 고(故) 전종현씨의 아들로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 관장도 맡고 있다. 2018년 만들어진 사참위는 지난 2022년 활동을 종료했지만,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