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한 거위/동물자유연대

서울 건국대학교 호수에 사는 거위가 한 남성으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16일 동물자유연대(동자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광진구 건국대 캠퍼스 내 인공호수 일감호에서 한 남성이 ‘건구스’ 한 마리를 여러 차례 가격해 상해를 입혔다. 건구스는 건국대의 ‘건’과 거위를 뜻하는 ‘구스’(goose)가 합쳐진 말로, 건국대 내 인공호수에 서식하고 있다.

동자연이 공개한 영상에는 한 남성이 건구스 두 마리 중 한 마리의 목과 머리를 툭툭 건드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은 이내 검정 장갑을 낀 손으로 머리를 내리쳤고, 이에 거위의 머리가 바닥에 닿기도 했다. 이 거위는 머리에 상해를 입고 출혈이 발생했다고 한다.

서울 건국대학교 일감호에 서식하는 거위의 머리를 때리는 남성의 모습. /동물자유연대

동자연은 “평소 사람들에게 사랑만을 받아온 거위들은 사람에 경계심이 크지 않아 곧잘 다가왔고, 남성은 그런 건구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며 “거위들은 이런 행위가 당황스럽고 화가 난 듯 반격을 해보려고 했지만, 힘이 센 성인 남성에게 어떠한 저항도 되지 못했다. 남성은 건구스들의 반격을 비웃기라도 하듯 계속해서 폭행을 가했다”고 했다.

단체는 이 남성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광진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누구든지 동물에게 도구 등 물리적 방법을 사용, 상해를 입히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동자연은 대학 측에 거위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다. 단체는 “교내에서 동물 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라며 “향후 현장 조사를 통해 다른 학대 행위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