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가 ‘나의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나는 오늘도 정도(正道)를 간다’라는 문구가 적힌 이름표를 관물대에 부착하게 했다. 문구 옆에는 가족사진도 붙일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최근 잇따르는 경찰관 비위를 예방하자는 차원이다.

서울경찰청 예하의 한 기동순찰대가 각 대원들의 관물대에 부착하게 한 이름표의 모습. 문구 옆에는 가족사진도 붙일 수 있게 했다. /독자 제공

경찰에 따르면, 서울의 한 기동순찰대는 지난 5일 관물대용 새 이름표를 대원들에게 나눠줬다. “정도를 간다”는 취지의 ‘다짐문’이 적혀 있었고 그 옆엔 가로·세로 4㎝ 크기의 가족사진을 붙일 수 있게 했다. 이름표에 적힌 표어는 내부 토의를 거쳐 정해졌다.

이 같은 조치는 경찰관 비위를 예방해야 한다는 분위기에서 나왔다고 한다.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비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9일 경기 남양주시에서는 술에 취한 기동대원이 시민을 폭행했고, 같은 달 27일 서울 금천구에서는 기동대 소속 경위·순경이 술을 마시고 싸우다 경찰이 출동했다. 기동순찰대 소속 팀장급 경감은 지난달 부하 여경을 상대로 성희롱을 저지른 의혹으로 대기 발령됐다.

하지만 경찰들 사이에서는 기동순찰대의 다짐문 부착이 과하다는 말이 나왔다. 기동순찰대에 근무하는 A 경장은 “다 큰 성인들에게 초등학생들이나 할 법한 행위를 하도록 하는 게 황당하다”며 “저런 요식 행위로 경찰 비위를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단순한 사고 같다”고 했다. 기동순찰대 관계자는 “의무 위반 근절을 강조하자는 취지에서 기동순찰대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한 활동”이라며 “의무 위반을 근절하자는 문구를 붙인 방향제까지 비치한 지구대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