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공개한 점포 내 CCTV 영상 일부. 손님이 카드 단말기 빈틈에 아이스크림을 꽂아둔 모습이다. 이튿날 카드 단말기는 흘러내린 아이스크림으로 파손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무인점포를 방문한 손님이 카드 단말기에 아이스크림을 꽂아둔 채 사라져 수십만 원의 피해를 봤다는 점주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점주는 녹은 아이스크림이 범벅된 단말기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무인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2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글을 써 “새벽에 성인 남자 두 명이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와서는 사진 찍기 전 단말기에 꽂고 그대로 가버렸다”며 “아침에 CCTV를 재생해봤는데 정말 가관이더라. 왜 이러는 걸까”라고 말했다.

이어 공개한 점포 내부 CCTV 화면에는 A씨 말처럼 아이스크림을 입에 문 남성 두 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사진 촬영을 위해 인형과 모자 등 각종 소품을 양손 가득 챙겼고, 아이스크림 막대 손잡이 부분을 카드 단말기 빈틈에 꽂아둔다. 이후 발견된 단말기는 흘러내린 아이스크림이 범벅돼 있다.

A씨는 “결제 카드를 확인하고 카드사에 전화했더니 개인정보 등 여러 문제 때문에 자기들은 중간 개입을 안 한다더라. 제 번호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는데도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며 “단말기와 출장비 합쳐서 수리비만 30만원이 나왔다. 경찰에 신고하면 잡을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국내 무인점포 수가 늘면서 도난이나 기물파손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무인점포 절도는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21년(3~12월) 3514건에서 2022년(1~12월) 6018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결제 오류로 인한 오해 등 사소한 분쟁부터 소액 절도가 잦고 범인 연령대도 낮아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가장 최근에는 인천의 한 무인문구점 사장이 물건을 훔쳐 간 아이를 찾는다며 얼굴 등이 담긴 게시물을 점포에 붙였다가, 도리어 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넘겨져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