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선수 황대헌(왼쪽)과 박지원이 지난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도중 빚어진 ‘팀킬 논란’에 입을 열었다. 두 경기 연속 박지원(28·서울시청)과 충돌한 황대헌(25·강원도청)의 반칙 행위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결론이다.

빙상연맹은 25일 “대회 당시 연이은 충돌과 관련해 쇼트트랙 전문가 등으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당 경기 충돌 영상을 분석했다. 동시에 관련 선수 및 국가대표 지도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 선수 간의 연이은 충돌은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 팀킬을 하려는 의도 또한 전혀 없었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대표 선수들은 1년 중 가장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받고자 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기록이 아닌 개인 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 간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다. 이번 충돌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했다.

세계선수권대회 1500m 결승에서 황대헌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화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그러나 박지원에게 저지른 반칙이 인정돼 페널티를 받았다. /EPA 연합뉴스

황대헌은 조사 과정에서 박지원에게 직접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있는 박지원이 소속팀 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면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황대헌은 빙상연맹을 통해 “고의적이고 팀킬이라는 우려가 나온 것에 대해 쇼트트랙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은 물론,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빙상연맹도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선수 간 충돌로 쇼트트랙을 사랑하는 팬 및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박지원, 황대헌 선수를 포함해 국가대표 선수들이 원 팀이 될 수 있도록 교육 및 철저한 선수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이자 세계랭킹 1위인 박지원은 최근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500m와 1000m 결승에 진출했지만, 함께 달린 황대헌의 연이은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박지원을 상대로 한 황대헌의 반칙은 작년 10월 월드컵 1차 대회 때도 나온 적 있어, 팬들 사이에서는 고의성 논란이 불거졌다. 또 일각에선 황대헌과 박지원이 각각 한체대‧비(非)한체대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빙상계 학연 파벌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지난 19일 귀국 당시 황대헌은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다. 시합하다보면 충분히 많은 상황이 나온다”며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쟁하다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1000m 경기 당시 충돌로 부상당해 목과 팔에 깁스를 한 채 등장한 박지원은, 황대헌에게 사과를 받았는지 여부를 묻자 “그 부분에 대해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