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 정홍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을 재검토하자는 전문가들은 기간제를 아예 없애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전제로, 2년마다 실업과 구직을 반복하는 근로자들을 지원해 주는 차선책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본 2년에 연장 2년, 최장 4년 근무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근로자 입장에선 더 장기간 근로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생기고, 4년 경력은 추후 다른 일자리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선 2년마다 새 사람을 고용하고 교육하는 데서 생기는 비용을 줄이고 숙련된 사람을 더 오래 쓰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은 “기간이 아니라 기업 내에서 기간제로 채용 가능한 인원 비율을 정해두는 총량 제한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있다”고 했다. 예컨대 전체 직원이 500명인 회사에서 20%를 한도로 정해두면, 100명의 기간제는 2년 제한 없이 계속 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노동계 안팎의 갈등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2015년 35세 이상인 기간제 근로자가 원할 경우, 근무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릴 수 있게 하자는 정부 주도의 법 개정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저임금 비정규직만 늘어날 것”이란 노동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린다 해도 자칫 기존 정규직 일자리가 4년짜리 기간제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2년을 3~4년으로 늘려봐야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지내는 시간만 길어진다”고 했다. 그는 “기간제법에 손대는 것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더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특별취재팀>

팀장=정한국 산업부 차장대우

조유미 주말뉴스부 기자, 김윤주 사회정책부 기자, 김민기 테크부 기자, 한예나 경제부 기자, 양승수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