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들에게 근로시간을 면제해 주는 타임오프 제도를 악용한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 34명이 해고됐다. 공사는 이들이 일하지 않고 부당하게 받아 간 급여(1인당 평균 2600만원)를 돌려받을 방침이다.
서울교통공사는 타임오프 제도를 악용해 근무시간에 상습적으로 근무지를 이탈한 노조 간부 20명을 파면하고, 14명을 해임했다고 12일 밝혔다. 파면과 해임은 잘못을 저질러 강제 퇴직시키는 중징계 처분인데, 파면이 해임보다 무거운 조치다.
서울교통공사는 작년 6월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산하 기관들의 타임오프 운용 상황을 조사하면서 실태가 드러나 ‘기관 경고’를 받자, 자체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노조 간부 1명을 파면하고, 1명을 해임했다. 이어 추가 징계를 이번에 내린 것이다.
타임오프는 노조 전임자가 노조 활동을 하는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고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제도다. 서울교통공사 노조 간부 중 연간 최대 32명까지만 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공사 노조 간부들은 규정보다 279명이나 초과한 311명이 이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타임오프 대상도 아니면서 타임오프 대상인 것처럼 속여 근무지를 이탈한 것이다.
조사 결과, 한 노조 간부는 2018~2022년 4년 동안 한 번도 출근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 관계자는 “이 역무원은 지급한 근무복 포장도 뜯지 않고 사물함에 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또 다른 노조 간부는 2022년 9월부터 1년 동안 151일을 결근하기도 했다.
또 다른 노조 간부는 작년 9월 노조 대의원 대회 참석을 빌미로 근무 처리를 한 뒤 강원도 양양에서 서핑을 했다가 적발됐다. 노조 활동을 핑계로 주점, 당구장 등을 다닌 노조 간부들도 여럿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조합 활동을 핑계로 지정된 근무지에 출근하지 않은 노동조합 간부들의 근무지 출입 기록, 작업 일지, 개인별 소명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고의적·상습적으로 이탈한 인원에 대해서만 중징계를 내린 것”이라고 했다.
교통공사는 징계 대상자 34명에게서 부당하게 받아 간 급여를 환수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들이 일하지 않고 타 간 급여는 총 9억여 원에 달하고, 가장 많은 사람은 4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교통공사는 타임오프를 악용한 311명 가운데, 이번 징계 대상자 외에 추가 징계 처분을 이어가는 한편,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작년 11월부터 타임오프 사용자 32명을 연 1차례만 지정해 운영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