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임대료가 높은 상권은 중구 북창동 상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임대료 1위였던 명동거리 상권을 북창동이 처음 제친 것이다. 또 매출액이 가장 많은 상권은 시청역 주변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2022년 매출액 1위였던 강남의 가로수길은 71위로 밀려났다.

서울시는 6일 ‘2023년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시내 145개 상권의 1층 점포 1만2531개를 대상으로 임대료, 매출액, 권리금 등을 현장 조사했다. 매년 발표되는 조사 결과인데, 올해는 상권에 따라 부침(浮沈)이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창동의 약진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명동도 회복세를 보였지만, 직장인 등 고정 고객이 많고 관광객 유입 현상이 뚜렷했던 북창동의 임대료가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점포의 월평균 임대료는 1㎡당 7만4900원이었다. 1년 전 6만9500원보다 7.8% 올랐다. 조사 대상 점포의 평균 면적 60.2㎡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 상가들의 월평균 임대료는 450만원으로 추산된다.

그래픽=김성규

북창동은 1㎡당 18만원으로 평균 면적(60.2㎡)으로 환산하면 월 1080만원 정도다. 이어 명동거리(1㎡당 17만3700원), 명동역(15만3600원), 압구정로데오역(14만800원), 강남역(13만7900원) 등의 순이었다. 북창동이 임대료 1위가 된 것은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북창동의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북창동에 새 호텔이 들어서면서 외국 관광객의 유동 인구가 크게 늘었다”면서 “게다가 직장인 등 고정 고객이 탄탄해 북창동 임대료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창동의 임대료는 2021년 1㎡당 4만9200원에서 18만700원으로 3.7배 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명동은 2021년 21만2800원이었다가 지난해 17만3700원으로 18.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명동 상권도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기존 임대료가 워낙 높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강남역 상권의 임대료는 2022년 명동거리에 이어 2위였는데 작년에는 5위로 떨어졌다. 대신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임대료 4위로 올라섰는데, 한때 침체했던 이 지역 상권이 최근 회복세를 보인 결과라고 한다.

상권별 매출액 순위에서도 변화가 컸다. 작년에 1㎡당 월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은 곳은 시청역 일대로 96만600원으로 조사됐다. 이어 지하철 2호선 신촌역(95만7700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94만4000원), 대치역(88만5300원), 상수역(86만8500원)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강남 가로수길은 2021년과 2022년에 1㎡당 매출액이 각각 61만9000원과 61만6000원으로 1위를 차지했지만, 2023년에는 41만7600원으로 71위가 됐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전무는 “서울의 상권을 전체적으로 보면,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인이 내몰리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로수길 상권의 공실이 늘고 유동 인구도 성수동, 한남동으로 분산되는 추세”라고 했다.

덕수궁에 인접한 시청역 상권이 매출액 1위로 올라선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장인과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신촌역 상권의 매출액이 올라간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돼 학생들이 모이면서 상권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조사 대상 점포들의 월평균 매출액은 1㎡당 46만3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당 월평균 2787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매출액 증가 폭은 매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은 전년 대비 42.5% 증가했지만 2023년은 증가 폭이 전년 대비 24.5%로 떨어졌다. 상인들은 “올해는 더 힘들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