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진과 음성, 영상 등을 조작해 만든 가짜 영상물에 대해 경찰이 22일 수사에 착수했다. 총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 윤 대통령의 모습을 조작한 가짜 영상물이 퍼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소셜미디어 틱톡 등에 퍼진 윤 대통령 가짜 동영상 제작자와 게시자에 대한 고발장을 지난 6일 접수하고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틱톡과 메타(옛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여러 곳에 게시됐다. 경찰은 이 게시물을 한 사람이 주로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차단·삭제도 요청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작년 12월부터 소셜미디어에 퍼졌다. 46초 분량으로, ‘윤석열 대통령 양심 고백 영상’이라는 제목이었다. 영상 속에 등장하는 ‘가짜’ 윤 대통령은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 “저 윤석열은 상식에서 벗어난 이념에 매달려 대한민국을 망치고 국민을 고통에 빠뜨렸다”고 말한다. 윤 대통령의 모습과 목소리로 구성됐지만, 기존 사진과 음성·영상을 재료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실제처럼 만든 딥페이크(deep fake)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방심위는 이번 영상을 총선 관련 첫 윤 대통령 딥페이크 영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3일 긴급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심의, 바로 삭제와 차단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방심위는 대통령을 이용한 가짜 영상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여야(與野)는 작년 12월 딥페이크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선거일 90일 전부터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AI를 이용한 딥페이크 가짜 영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문제 되고 있다. 올해 대선이 치러지는 미국에서는 지난달 23일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사칭한 딥페이크 음성이, 작년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경찰에 연행되는 가짜 이미지가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