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 /폐암환우TV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말기암 환자가 19일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 단체들을 향해 “최고의 지성과 명예를 갖춘 집단으로서 부족한 사회에 대한 관용을 보여 달라”고 했다.

이건주(78) 한국폐암환우회장은 이날 유튜브 채널 ‘폐암 환우TV’에 공개된 영상을 통해 “환자들은 지금도 치료 환경의 개선과 의사들의 배려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2001년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위 절제 수술을 받았고 2016년엔 폐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2020년 5월 한국폐암환우회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시한부 3개월’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자택에서 통증 치료만 하고 있다. 아내 역시 심혈관계 관련 질환으로 통원 치료를 받는 환자다.

이 회장은 이날 영상에서 발언하는 내내 여러 차례 침을 소리내 삼키며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이 회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의사들이 환자들을 떠나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의사 자격이 없다”면서 “나는 이제 죽을 날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런 꼴을 봐서 참 아쉽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부는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면 안 되고, 의사들도 환자들 생명을 볼모로 해서는 안 된다”며 “서로 최대공약수를 찾아 빨리 협상을 재개해서 환자들이 방치되고 수술이 연기되고 의사들이 병원을 비우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환자단체를 운영해 보면서 의협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고 의료 현장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삶의 막바지에서 환자들은 지금은 간절하게 치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며 의사들에게 현장으로 복귀해달라고 했다.

이 회장은 “환자 생활을 하면서, 현장에서 겪는 여러분의 어려움과 고충도 잘 알고 있다. 여러분은 우리나라 젊은 최고의 지성이고 희망이다. 힘없는 환자들은 오늘도 여러분의 사랑을 기다린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는 제네바 선언을 지켜 달라”고 했다.

이 회장은 정부를 향해서는 “국민도 의사들의 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한다. 의대 정원의 갑작스런 증원에 대한 국민 우려도 크다”면서 “보건복지부에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하지만, 입학 정원의 절반이 넘는 숫자를 갑자기 증원한다고 하면 대학 입장에서는 어떻게 의대 교육이 완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어떠한 이유로도 의사들은 환자들을 방치해 급한 수술이나 치료를 못 받는 사태는 없어야 한다”며 “관계당국과 의협은 즉각 협상을 재개하고 상호 이해와 협력의 기조로 서로 양보해 원만한 조건으로 합의를 도출하고 생명을 다루는 의료 현장을 절대로 방기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