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의 임종백 집행위원장이 포스코홀딩스의 '호화 해외 이사회' 의혹과 관련 추가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포스코홀딩스 이사들이 ‘호화 캐나다 이사회’에서 시찰 일정을 생략하고 관광을 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공식 일정상 포스코가 투자한 현지 광산을 시찰하기로 했지만, 이를 건너뛴 것이다. 5박 7일 일정 중에 관광·골프가 아닌 계획은 반나절짜리 현지 이사회와 광산 시찰뿐이었다.

경찰과 업계 등에 대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사회는 작년 8월 8일 캐나다 그린힐스 광산을 시찰할 예정이었다. 현지 광산 회사와 포스코가 합작한 시설을 둘러본다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계획과 달리 시찰은 생략하고 다음 일정인 ‘컬럼비아 대빙원 설상차 투어’만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린힐스 지역은 광산 시찰이 아니라면 방문할 이유가 없는 곳이었다고 한다.

이사회는 2억원을 들여 그린힐스로 이동했다. 이들은 밴쿠버에서 1시간 40분 동안 전세기로 크랜브룩으로 이동하는 데 1994만원을 썼다. 크랜브룩에서는 전세 헬기를 타고 그린힐스로 가는 데 1억6960만원을 지출했다. 전세 헬기는 50분간 이용했다고 한다.

한편, 당시 참석자인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수행 인원만 30명이 넘는데, 언론 보도에서 몇 명만 거론되니 액수가 커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본지 취재 결과, 포스코홀딩스의 ‘캐나다 이사회’에는 이사 12명 등 기존에 알려진 16명 외에도 회장 수행비서, 이사회 간사, 여행사 직원 10명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위원장 말과 달리, 이사회 집행 비용 6억8000만원 중 여행사에 지급된 6035만원을 뺀 나머지는 이사진이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기도 하고 세부 비용 내역이나 일정은 알 수가 없다”며 “정확한 참석 인원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본지는 박희재 위원장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서울 수서경찰서로부터 이번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캐나다 호화 이사회뿐 아니라, 이사회의 중국·아르헨티나 방문에 불법성이 없었는지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이사들은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한 해외 이사회에서도 전세기를 이용해 7일간 백두산 일대 등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7억~8억원이 들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해외 법인인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진 일부가 지난 2022년 다녀온 아르헨티나 출장도 부적절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