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다 구조된 20대 남성이 자신을 구해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재은 판사는 최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1일 오전 0시28분쯤 서울 영등포구 한 지구대에서 자살기도자로 보호조치 받던 중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 ‘아이가 한강에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여의도 한강공원에 출동했고 A씨를 발견해 지구대로 데려왔다. A씨는 부모가 도착하자 지구대 바깥으로 나가려 했는데, 경찰관이 ‘서류를 작성하고 가야 한다’며 만류하자 돌연 폭행을 시작했다. 당시 A씨는 무릎으로 경찰관의 왼쪽 다리를 쳤고 머리로 얼굴을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자살기도자인 A씨가 부모가 들어선 뒤 지구대에서 이탈한 것이 도주라고 볼 수 없다”며 “정신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그를 사실상 제압한 경찰관의 행위도 적법한 공무집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A씨는 소주 2병을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함이 명백했고 경찰관은 이를 막을 필요가 있었다”며 “경찰관이 구호대상자인 A씨를 부모에게 인계할 때까지 만류한 행위는 그 적법한 직무 범위 내의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범행 내용과 죄질을 감안하면 A씨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초범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