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식용견 농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소형견들의 모습./국제동물보호단체 HSI

지난 9일 ‘개 식용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전국에 남아있는 식용견 수십만 마리의 처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식용견을 안락사시키거나 보호 시설로 이송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정부는 “농장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22년 2월 기준 정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개고기 음식점은 1600여 곳, 식용견 사육 농장은 1150여 곳이었다. 사육 농장에는 최소 52만여 마리의 식용견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안락사는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농장주가 기본적으로 개들을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개 식용 금지법은 폐업·전업 신고를 하려는 식용견 농장주는 식용견을 최종적으로 기르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는 ‘개 식용 종식 이행 계획서’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 식용 금지법은 유예기간을 3년으로 규정했는데, 이에 따라 이 3년 내에 농장주들은 식용견을 모두 출하하거나 판매, 입양할 수밖에 없다.

농장주가 개를 버려둔 채 폐업하거나 강제 살처분하면 동물보호법상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폐업이나 전업 신고 이후에도 농장에 개가 남아 있다면, 농장주 책임 하에 자연사할 때까지 관리·보존해야 한다.

식용견 사육 농장주 모임인 대한육견협회는 정부에 “개 한 마리당 최대 200만원까지 보상해달라”고 하고 있다. 한 마리당 1년 소득을 40만원으로 추정해 5년간의 소득치를 보상해달라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약 1조원의 보상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 측 관계자는 “200만원이라는 보상 비용은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며 “과거 토지 수용 등의 보상 사례를 보면 2년 치 정도의 영업이익을 보상하곤 했다”고 했다. 정부는 식용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장주, 동물 보호 단체 등이 참여하는 ‘개 식용 종식 위원회’를 설치해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2023년 1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대한육견협회 등이 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개 식용 금지법에 따르면, 앞으로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식용견을 키우거나 유통해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10일 오후 보신탕 판매점이 몰려 있는 경기 성남시 모란 전통 시장은 길거리를 오가는 손님이 드물었다. 건강원을 운영하는 70대 A씨는 “그냥 죽으라는 것 아니냐”며 “보상 같은 건 관심도 없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막막하다”라고 했다. 개소주·장어즙 등을 판매하는 상인 B씨도 “개소주나 개 관련된 것은 이제 취급도 안 할 것”이라며 “손님이 없는데 뭐 하겠느냐. 붕어탕이나 만들어 팔 것”이라고 했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 보신탕 판매점들은 간판에서 ‘개’ ‘보신탕’이라는 글자를 테이프로 가렸다. 한 식당 주인 이모(70)씨는 “나이 칠십 된 노인이 3년 동안 뭘 배워 다른 일을 하겠나”라며 “보상금만 준다면 내일 당장 그만두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