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대단지 아파트에서 ‘가락회’라는 단체를 조직해 아파트 중개 담합을 벌인 부동산 공인중개사 4명이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중개 담합’을 금지하는 공인중개사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진 뒤 항소심에서까지 유죄를 선고 받은 첫 사례다.
서울동부지검 공판부(부장 박대환)는 거액의 가입비를 내고 회원제 모임을 만든 뒤, 부동산 중개를 담합한 사건 항소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고 10일 밝혔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재판장 허일승)은 지난달 8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회장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회원 두 명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나머지 한 명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11월 가락회를 만들어 신규회원에게 2000만~3000만원의 가입비를 받고 회칙을 어기는 경우 벌금을 내게하는 식으로 모임을 운영했다. 비회원이 공동중개 요청을 들어준 회원에는 300만원의 벌금을 내게하거나, 내부 회원 정보망 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들은 재건축 아파트 조합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등이 담긴 조합원 명부를 확보한 뒤 내부망에 올려 공유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파일에는 7100여명의 개인정보가 기재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2월부터 시행된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은 회원제 지역 모임으로 비회원 공동중개를 제한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중개 담합 과정에서 비회원과 공동중개를 막을 뿐만 아니라 높은 중개비용으로 결국 소비자에게 높은 중개수수료를 전가하게 돼 처벌 조항이 생겼다.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단은 2021년 7월 가락회의 담합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동부지검은 위 사건을 송치받은 뒤, 관련자들의 휴대전화와 계좌를 압수하고 분석해 가락회의 조직도와 회비 납부 내역 등을 확보했다.
동부지검은 “부동산 중개 담합행위는 회원들끼리 뭉쳐 경제적 이익을 위해 운영되기 때문에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워 기소한 사례가 없었다”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래 질서가 바르게 유지되고 소비자에게 그 비용이 부담되지 않도록 조직적 부동산중개 담합사건에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