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1·3호 터널에서 운영 중인 ‘혼잡통행료’ 제도가 도입 28년 만에 바뀐다. 서울시는 “오는 15일부터 남산터널을 이용해 서울 중구 도심에서 용산구와 강남 방향으로 나가는 차량은 혼잡통행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용산구 등 도심 외곽에서 도심으로 들어오기 위해 남산터널을 이용하는 차량은 현행대로 혼잡통행료 2000원을 받는다. 예를 들어 남산터널을 이용해 서울 서초구 집과 광화문 직장을 오가는 자가용 운전자는 현재 왕복 4000원 혼잡통행료를 내야 하지만 15일부터는 출근할 때 2000원만 내면 된다.
서울시는 1996년부터 평일 남산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에 2000원씩 혼잡통행료를 받고 있다. 부담금을 징수해 서울 도심의 교통 혼잡을 줄여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도심의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한 제도인데 외곽으로 나가는 차량에도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친환경 차량, 경차 등 혼잡통행료 면제 차량이 10대 중 6대에 달하는 등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등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2022년 11월 혼잡통행료를 폐지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하면서 제도 개선이 급물살을 탔다. 서울시는 지난해 3~5월 2개월간 차량의 진행 방향별로 혼잡통행료 징수를 중단한 뒤 교통 흐름을 파악하는 실험도 실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심 외곽으로 나가는 차량의 혼잡통행료를 면제하는 것이 도심으로 들어오는 차량의 혼잡통행료를 면제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교통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고 밝혔다.
남산터널을 통과하는 차량은 평일 기준 연간 1800만여 대다. 서울시가 여기서 걷는 혼잡통행료 수입은 연간 150억원 수준인데 서울시는 이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물가 부담 등을 감안해 혼잡통행료를 일단 2000원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