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제발 돌려주십시오.” 16년간의 업무 자료와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사진이 저장된 노트북·USB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이를 찾는 글이 인천 계양역 역사에 게시됐다.
21일 엑스(트위터) 등에 따르면 전날 한 네티즌은 ‘어제 인천 계양역 갔다가 눈물 찔끔함’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김포에 거주하는 A(76) 씨의 사연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에는 A4용지에 적힌 글이 담겼는데, 계양역 인근에서 노트북 등이 들어 있는 가방을 분실해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적인 분실물 사연과 달리 이 글은 ‘살려주십시오’라는 간절한 문장으로 시작됐다. A씨는 “지난 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백팩을 분실했다”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고 했다.
노트북에는 A씨가 공공기관, 산업체 등에서 약 16년간 쌓아온 업무 자료가 저장돼있다고 한다. 게다가 백팩에 들어 있는 USB에는 2년 전 사별한 아내와 관련된 자료도 들어있다고 A씨는 호소했다.
A씨는 지난 8일 서산에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라 캐리어 등 가방이 3개나 있었던 상황이었다. 아들이 차로 데리러 와 짐을 싣던 중 백팩을 깜빡하고 남겨둔 채 떠난 것이다. A씨는 다음날인 9일 저녁 늦게서야 노트북 가방을 잃어버린 것을 알게 됐다. 10일 일찍 계양역에 가보니 역에는 가방이 없었고, 경찰에도 분실물 신고를 했다. 그러나 경찰관은 “계양역에 방범용 CCTV가 1개밖에 없다”고 했다고 한다.
A씨는 경찰 전화를 기다리다가 결국 16일 가방을 분실한 주변에 게시물 10장을 붙였다. 이후 비슷한 노트북 가방을 찾았다는 한 시민에게 전화가 왔지만, A씨의 가방은 아니었다고 한다.
A씨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5월에 딸이 사준 280만원짜리 노트북, 상품권 40만원짜리, 현금 5만원, USB 4개, SD카드 등 350만원 상당을 잃어버렸다. 핸드폰을 잘 안 쓰고 노트북을 주로 쓰다 보니 모든 자료가 다 쌓여 있다”며 “고인이 된 아내 관련 자료는 생전 사진, 장례 사진 등 돈으로 환산도 못 할 소중한 것들이다. 돌려줄 사람이 마음이 있으면 연락이 올 거라고 믿는다. 이달 말까지만 기다려보고 못찾으면 포기하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