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고가 휴대전화 단말기를 할부 구매하면 대출을 해주겠다며 300명 가까이 피해자를 양산한 ‘휴대폰깡(내구제대출)’ 불법사금융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활동하면서 8억원 상당의 피해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폰깡이란 대출희망자를 모집해 최신형 고가의 휴대전화를 할부 구매하는 조건으로 신규로 개통시킨 뒤, 명의자로부터 도로 휴대전화 단말기만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하는 불법사금융을 이른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월 발생한 ‘강남 마약음료 사건’과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 대포폰 개통·유통 과정을 추적하다가 불법사금융 조직에 대한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해왔다. 수사 결과 총책 A(28)씨는 과거 휴대폰깡 업체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범행 수법을 터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동창과 지인들로 구성된 조직은 대구지역에 유통업체 8곳을 개설하고, 휴대폰 판매점 2곳, 콜센터 2곳, 합숙소 1곳을 개설했다. 실장과 자금책, 이동통신사 전산망 조회업자를 따로 두고, 배송기사 15명과, 상담원 4명을 모집해 교육까지 시켜가며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이들이 게재한 온라인 대출 플랫폼 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대출희망자는 총 297명으로 A씨 조직은 이들의 명의로 휴대전화 461대를 개통시켰다. 개통된 단말기 전부 갤럭시 Z플립, Z폴더, 아이폰 14프로, 아이폰 14 프로맥스 등 대당 130~25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최신 단말기였다. 대출 희망자들은 기종에 따라 40~100만원을 받고 일당에게 단말기를 넘겼다.
넘겨진 단말기들은 장물업자를 통해 전량 국외로 반출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렇게 해외로 반출된 휴대폰 단말기는 보이스피싱 등 범행에 악용될 수 있다. 피해금액은 당시 시가 기준 약 8억 4000만원 상당에 이르렀고, 2~3년 약정 할부로 휴대전화 개통한 명의자들은 할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경찰은 A씨 조직에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비롯해 사기, 전기통신사업법위반, 개인정보보호법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내구제 대출은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해서 대출이 곤란한 사람들의 명의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향후에도 서민경제를 위협하는 불법사금융 전반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