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서현(19·왼쪽)이 자주 착용하던 파란색 글러브가 중고마켓에 19일 매물로 올라왔다.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

“한화이글스 김서현의 실착(실제 착용) 글러브!”

19일 중고 거래 앱 번개장터에는 김서현(19‧한화)의 이름이 한자로 새겨진 야구글러브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김서현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투수다. 프로야구 데뷔전에서 시속 157.9㎞(KBO 공식 기준)의 공을 꽂으며 ‘특급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김서현이 가장 아끼는 것으로 알려진 파란색 글러브가 70만원에 중고 매물로 올라오자 논란이 됐다. 과거 김서현이 후배 선수에게 선물한 글러브라는 걸 팬들은 바로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지난 9월 18일 한화이글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야구 월드컵에 출전한 U-18 국가대표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대표팀은 우천으로 친선경기가 취소되자 실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이때 김서현이 조대현(18‧KIA)에게 파란 글러브를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 같은 야구부에서 활동한 인연이 있다.

김서현(19·한화)이 조대현(18·KIA·왼쪽)에게 파란 글러브를 선물하고 있다. /유튜브 EaglesTV

조대현은 김서현을 향해 “TV에서만 보던 글러브 아니냐”며 “형이 주면 감사히 잘 받겠다. 주면 이거 평생 쓴다”고 말했다. 아끼는 글러브를 달라는 말에 조금 놀란 듯하던 김서현은 빨간색과 파란색 두 개의 글러브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조대현은 “저는 색깔 상관없이 다 좋다”며 “형이 안 쓰는 거, 조금이라도 정 없는 거 달라”고 했다. 고민하던 김서현은 가장 아끼던 파란 글러브를 선물했다. 파란 글러브는 오래전부터 김서현이 사용하던 것이었다. 글러브를 갖게 된 조대현은 환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이렇게 조대현에게 넘어갔던 파란색 글러브가 번개장터에 올라오자 팬들은 “김서현이 후배한테 준 그 글러브 아니냐”며 “선배가 선물해 준 글러브를 팔려고 한 것이냐”고 의심했다. 일각에서는 ‘비슷한 글러브가 여러 개 있을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한 팬은 김서현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직접 물어봤다. 김서현은 “글러브 주문은 한 개만 나온다”며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파란색 글러브는 한 개뿐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조대현은 “당황스럽다”며 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조대현은 판매 글을 올린 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번개장터 본인인증 시스템으로 확인된 글러브 판매자의 이름은 박모씨였다.

조대현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달라고 부탁한 입장문. /엑스(X) @okixxy_

조대현은 “대학교에서 야구하는 친한 선배가 ‘김서현에게 받은 글러브를 쓰면 프로야구 구단에 갈 것 같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계속 부탁하기에 글러브를 드렸다”고 했다. 이어 “선배의 여자친구가 장난으로 번개장터에 글을 올렸다고 한다”며 “선배에게 다시 글러브를 돌려받기로 했고, 앞으로는 정말 소중히 보관하겠다”고 했다. 조대현은 “김서현에게 소중한 글러브를 선물 받았는데 이런 상황이 만들어져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현재 번개장터에서 해당 글러브 판매 글은 삭제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