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10월 27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세계음식거리가 붐비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우측통행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련성 기자

핼러윈 참사의 직격탄을 맞았던 이태원 상권은 지난 1년간 서서히 회복돼 왔다. 외국인 관광객과 20대가 다시 이태원을 찾으면서 상가 매출이 핼러윈 참사 직전의 70~80%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상가 공실률은 참사 당시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외식업소 225곳 카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매출은 작년 10월의 70% 수준이었다. 핼러윈 참사 직후였던 작년 11월 이들 외식 업소의 매출은 전달 대비 33%로 줄었다. 이태원 상권은 주중과 낮 시간대에 빠르게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주중 매출은 참사 직전 대비 82%, 낮 매출은 86% 수준이었다.

이태원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권모(30)씨는 “그동안 손님이 없어 월세도 제대로 못 냈는데 지난 4~5월 이후 날이 풀리자 외국인 손님도 늘어 매출이 살아났다”고 했다. 의류점을 운영하는 김모(65)씨는 “참사 이후 반년 가까이 손님이 확 줄어 한 달에 500만원 월세 내는 것도 빠듯했다”며 “여름 지나면서 일본, 베트남 등에서 온 외국인 손님이 늘었고, 20대 젊은 고객도 눈에 띈다”고 했다.

이태원에서 이자카야를 운영하는 박모(41)씨는 “참사 이후 한 달에 1000만원 넘는 손해를 봤지만 지금은 그래도 본전을 뽑을 만큼 회복됐다”며 “핼러윈 참사의 충격으로 대부분의 손님이 이태원을 피할 것 같지만 언젠가는 이태원이 더 활기를 띨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칵테일 바를 운영하는 장모(42)씨도 “올해 초만 해도 오후 6시나 돼야 문을 열었지만 7월부터는 사정이 나아져 2시간 일찍 문을 열고 있다”며 “참사 직전과 비교하면 60%까지 매출이 돌아온 것 같지만 겨울에 손님이 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픽=송윤혜

하지만 ‘핼러윈 특수’ 등이 사라지면서 이태원 상권이 예전만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기념품 가게를 하는 이모(61)씨는 “올해 1~2월에는 장사가 안 돼 부동산에 가게를 내놨는데 팔리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태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여기서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4.4%였던 이태원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올해 1분기 11.4%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3분기는 8.3%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핼러윈 참사 이전의 2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