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야 그동안 사람들을 위해 힘써줘서 미안하고 고맙다”
지난달 25일 대전 유성구 대전경찰청 경찰특공대 사무실 앞에선 엄숙한 분위기 속에 안장식이 치러졌다. 태극기로 덮인 유해는 사무실 앞 화단에 안장됐다. 유해의 주인공은 대전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탐지견으로 임무를 수행해 오던 럭키(8·견종 마리노이즈).
2015년 4월 태어나 같은해 8월부터 대전경찰특공대에서 생활해온 럭키는 폭발물 탐지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올해 6월 원인을 알 수 없는 종괴가 생기면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고, 지난달에는 급성 혈액암 전신 전이 진단까지 받았다.
병원에 입원해 온갖 치료를 받은 럭키의 증세는 갈수록 나빠졌다. 스스로 일어서거나 배변을 할 수 없었고, 피부 욕창과 내출혈까지 더해졌다고 한다. 수의사는 “더는 손쓸 방법이 없다. 럭키에게 고통만 남을 뿐이다”라고 진단했다. 럭키와 함께 생활한 특공대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락사라는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럭키는 대전경찰특공대에서 폭발물 탐지 에이스로 꼽혔다. 올해 초 경찰특공대 전술 평가대회에서 수색견 운용 부문 2위를 차지했다. 매년 대회만 나가면 폭발물 탐지견이나 수색견들 중 3위 안에는 꼭 들었다.
럭키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주요 행사와 폭발물 신고 출동, 실종자 수색 등 200회 이상의 임무를 수행해 왔다. 대전경찰특공대 김정식 경위는 “경찰특공대의 동료이자 선배로서 실력을 갖춘 보증수표와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럭키의 사연은 경찰 내부망에 영상으로 공개됐다. 동료 경찰 100여명은 ‘국가를 위해 헌신해줘 고맙다’, ‘하늘에서는 아프지 마. 고생했어. 럭키’, ‘경찰견에 대한 예우에 눈물이 난다’, ‘럭키가 참 많은 동료의 사랑을 받아왔구나’ 등의 댓들을 남겼다.
럭키의 핸들러였던 대전경찰특공대 이상규 경사는 “언제나 제가 준 것 이상으로 거의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되돌려주는 동반자였다”면서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고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