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군(男軍)은 거수 경례를 하는 제식(制式)을, 여군(女軍)은 허리춤에 한 손을 올리고 파이팅을 하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으로 기념 등신대를 제작한 경기 파주시가 성차별 논란이 일자 조형물을 철거했다.
17일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파주시는 시내 도라산전망대 잔디광장에 설치된 군인 형상 구조물 2점 가운데 여군 등신대를 지난달 30일 철거했다. “군 성별 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성차별 시비가 제기된 구조물은 남성과 여성 육군 간부의 복장 차림을 한 조형물 2점이다. 얼굴 위치에 구멍을 내어 도라산전망대 방문객이 본인 얼굴을 대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문제는 남군 구조물(이하 남군)은 정자세로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냈지만, 여군 구조물(이하 여군)은 다리를 꼬고 허리춤에 한 손을 올리며 주먹으로 파이팅을 하는 등 애교를 부리는 듯한 포즈로 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군 제식훈련 교범에도 없는 자세다.
군폭력상담소는 국방부와 파주시에 구조물의 철거와 변경을 요구했다. 그러나 파주시는 문제가 된 여군 조형물을 철거만 하고 새로운 등신대를 다시 제작하지는 않았다.
해당 조형물 위탁 운영 관리자인 파주도시관광공사 측은 “추후 다른 여군 구조물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고, 군폭력상삼소는 “문제 상황 자체를 지우는 소극적 방식으로, 성차별 문제해결에 대한 파주시의 인식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