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군 안마도에 방치된 사슴. /국민권익위원회

전남 영광군에는 주인 없는 사슴들이 섬의 주인 행세를 하는 외딴섬이 있다. ‘사슴 섬’으로 불리는 안마도 이야기다. 사람보다 사슴이 더 많이 사는 이곳에서 사슴들은 각종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참다못한 섬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민원을 넣었고, 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60%는 ‘총으로 쏴서 잡자’는 답을 내놨다.

2일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국민생각함’을 통해 안마도와 인근 섬에 30여년간 무단 방치된 사슴의 처리 방법에 관한 국민 대상 설문조사가 실시됐다.

주민 150명이 사는 안마도에 사슴이 처음 살게 된 건 1980년대다. 축산업자가 녹용을 얻기 위해 사슴 10여 마리를 방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는 아무도 사슴을 돌보지 않고, 소유권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30년의 세월이 흐르는 사이 안마도에는 600마리 넘는 사슴이 살고 있다. 헤엄도 잘 치고 번식력도 왕성해 인근 섬에 새로 터를 잡은 사슴이 생겨났고, 주변 섬까지 합하면 모두 1000여 마리가 무단 방치되어 있다.

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컸다. 농작물을 모두 먹어 치웠고, 산림을 훼손해 산 곳곳이 맨땅으로 변했다. 조상 분묘를 파헤치기도 했다.

하지만 해결 방법은 마땅치 않다. 현행법상 사슴은 ‘가축’이어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되지 않는 한 함부로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먼저 의견수렴에 나섰다. 국민 4645명이 참여한 여론조사에서 ‘장기간 방치된 안마도의 사슴은 야생동물로 봐야 한다’는 이들이 69.9%(3245명)를 차지했다. 또, ‘야생화된 가축이 손해를 끼치면 일부 지역에 한해 야생동물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72.8%(3383명)가 찬성했다.

‘주민 피해가 극심하니 총기를 사용해 포획하자’는 의견에는 61%가 동의했고, 안마도 사슴과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가축을 버린 사람에 대한 처벌 강화에는 83%가 찬성했다.

하지만 “사람의 잘못으로 시작된 문제인데 사슴을 죽이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섬 전체를 사슴농장처럼 만들어 관광지로 만들면 사람도 살고 사슴도 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권익위는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영광군 등과 제도개선에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