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면탈과 병무 비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나플라(31·본명 최석배)가 10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날 함께 재판을 받은 래퍼 라비(30·본명 김원식)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는 병역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나플라에게 징역 1년과 라비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라비와 나플라의 소속사 그루블린 공동대표 김모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나플라는 서울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을 앓는 것처럼 꾸며 조기에 소집 해제 판정을 받으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소속사 대표 김씨, 브로커 구씨 등과 공모해 우울증 증상 악화를 가장해서 복무 부적합 판정을 받으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플라는 사회복무요원 배치 후 141일간 단 한 번도 구청에 출근하지 않았지만 구청과 병무청 공무원들은 출근부 등 공문서에 그가 출근한 것처럼 써준 것으로 밝혀졌다.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장기간 여러 차례 우울증 연기를 시도하고 구청 담당자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내는 등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이런 행위로 수사가 확대돼 구청 공무원들에게까지 범행의 결과를 미쳤으며 마약 사건으로 수사 및 재판을 받던 중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나플라의 양형 이유를 밝혔다. 나플라는 법정에 선 내내 두 손을 꼭 모으고 있었다.
라비는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병역 브로커 구모(47)씨와 짜고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행세하며 병역을 감면 받은 혐의를 받는다. 라비는 구씨로부터 뇌전증 시나리오를 받아 실신한 것처럼 연기하며 병원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후 2021년 라비가 뇌전증 의심 진단서를 병무청에 제출하자 구씨는 “굿 군대 면제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병역 브로커와 공모하여 뇌전증 등 증상이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속여 병역 면탈을 시도하고 공무 집행을 방해한 사안에 대해 죄질이 매우 안좋다”면서도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과, 형이 확정되면 병역 판정 검사를 다시 받아 병역 의무를 이행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라비의 양형 이유를 밝혔다. 라비는 이날 검은 양복을 입고 앞머리로 눈을 가린 채 재판에 참석했다.
한편 나플라의 출근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서울지방병무청 병무지도관 A씨와 서초구청 민방위팀장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실무자였던 서초구청 주무관 3명 등에게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주무관들은 선고를 유예 받고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다.
재판부는 담당 공무원들의 출근부 조작 등 혐의에 대해 “병역 면탈을 공모했다기보다는 중증 정신 질환을 앓는 사회복무요원의 극단적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무관 등은 경력과 지휘가 월등한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이르게 됐을 것이며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