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 등에 버려져 빗물받이를 막는 담배꽁초가 장마철 침수 피해를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서울시가 ‘담배꽁초와의 전쟁’에 나섰다. 서울시 일부 구에서 운영 중인 담배꽁초 수거 보상제를 확대하고, 시는 무단투기 과태료를 적발 횟수에 따라 최대 20만원까지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환경부에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제38조의4 과태료 부과 기준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 담배꽁초, 휴지 등 휴대하고 있는 생활폐기물을 무단 투기하면 횟수에 상관없이 5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시는 적발 횟수에 따라 1회 과태료 10만원, 2회 15만원, 3회 20만원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용산구와 성동구 등에서 시행 중인 담배꽁초 수거보상제도 확대한다. 용산구와 성동구는 만 20세 이상 구민이 각각 500g, 200g 이상 꽁초를 모아 오면 g당 20~30원씩 지급한다. 이물질이 섞이거나 젖은 담배꽁초는 무게에서 빼거나 받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른 자치구도내년부터 예산을 편성해 이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0년 발표된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에 따르면 같은해 기준 국내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담배꽁초 규모는 약 1246만개비로 추정됐다. 매년 45억개비가 무단으로 버려지는 셈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담배투기 무단투기 단속 건수는 7만3020건으로, 전체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건수의 62%를 차지했다. 무단투기된 담배꽁초는 화재와 수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담뱃불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2022년 기준 6289건으로, 전체 화재(4만113건의) 15.7% 수준이다.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로 막힌 도로변 빗물받이는 장마철이나 집중호우 침수 피해를 키우는 주범으로 꼽혔다. 2015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빗물받이가 쓰레기로 섞인 퇴적물로 막히거나 덮여 있을 경우 도심 침수피해가 3배 이상 커진다는 사실을 모형실험으로 확인했다. 나뭇가지와 토사만으로는 빗물관이 완전히 차단될 가능성이 작았으나 비닐이나 플라스틱 소재의 쓰레기가 섞인 퇴적물로 막히면 역류(침수) 현상이 발생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지난해 8월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강남역 일대가 침수 피해를 겪은 당시에도 쓰레기가 배수로를 막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흡연구역이 마땅치 않고, 길거리 쓰레기통이 줄면서 흡연자들이 배수구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게 문제가 됐다. 당시 강남역과 의정부 등에서 하수구에 쌓인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직접 걷어내 물이 빠지게 한 시민들이 화제가 되며 ‘강남역 슈퍼맨’ ‘의정부 영웅’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