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5개월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징계한 서울대가 다른 교수들은 평균 5개월여 만에 징계한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조 전 장관 징계에 다른 교수보다 7배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서울대가 전 정권의 눈치를 보며 조 전 장관의 징계를 의도적으로 미룬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이날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서울대가 검찰의 기소 통보를 받고 징계를 내린 교수는 총 18명이다. 조 전 장관을 제외한 17명은 기소 사실을 통보받고 징계를 의결하는 데까지 평균 165일이 걸렸다. 기소 통보 이후 3개월 이내에 징계를 받은 교수도 12명이었다. 작년 8월 음주운전으로 기소 통보된 한 교수는 47일 만에 정직 3개월 처분을 받기도 했다.
반면 조 전 장관을 징계하는 데는 1247일이 걸렸다. 조 전 장관은 자녀들의 입시 비리 혐의, 딸 장학금 명목으로 6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9년 12월 31일 기소됐고, 서울대는 검찰로부터 2020년 1월 기소를 통보받았다. 서울대가 징계를 하지 않는 사이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자녀 입시 비리, 장학금 수령 등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전 교수의 징계가 늦어진 건 총장의 ‘징계 의결 요구’가 늦어진 탓이 컸다. 대학이 수사기관으로부터 교원의 범죄 사실을 통보받으면 총장은 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 요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오세정 전 총장은 조 전 장관의 기소 처분을 통보받은 뒤에도 “검찰의 공소 사실만으로는 혐의 내용 입증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작년 7월 조 전 장관에 대한 징계 의결을 뒤늦게 요구했다. 기소 통보 928일 뒤였다. 반면 오 전 총장은 조 전 장관을 제외한 교수 17명에 대해서는 평균 12일 만에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기소 처분을 통보받은 당일 징계를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조 전 장관의 징계 절차가 미뤄지자 교육부는 작년 4월 “오 전 총장이 조 전 장관 징계를 요구하지 않는 바람에 일부 사안의 징계 시효가 지났다”며 서울대 측에 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대 총장이 교육부로부터 징계 요구를 받은 것은 2011년 법인화 이후 처음이었다. 서울대 이사회는 작년 12월 오 전 총장에게 경징계 대신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와 관련 서울대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의 경우 1심에서도 여러 혐의 중 유·무죄가 갈릴 만큼 징계 사안이 복잡했다”며 “징계 의결 요구와 심의 모두 신중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김병욱 의원은 “온 국민이 분노한 대학 입시비리에 연루된 조국 교수에 대한 서울대의 늑장 징계는 매우 비정상”이라며 “서울대가 징계를 차일피일 미루는 동안 조국 교수는 강의를 단 한 번 하지 않고도 월급을 꼬박꼬박 챙길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