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중국인이 온라인에 '한국국민보험 하오양마오(본전 뽑는 것)'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바이두

국민건강보험이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들 중 중국 국적자에 대해서만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실제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선 한국 건강보험 본전 뽑는 방법을 활발히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바이두 등 중국 온라인 사이트에서 ‘한국국민보험(韩国国民保险)’이나 ‘하오양마오(薅羊毛)’ 등을 검색하면 국민건강보험 가입 방법부터 이용 팁, 병원 정보 등에 대한 콘텐츠가 다수 노출되고 있다. ‘하오양마오’는 ‘양털 뽑기’라는 의미로, 실생활에서 쿠폰이나 판촉 행사 등 혜택을 잘 활용해 돈을 들이지 않고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 중국 여성 A씨는 지난해 3월 ‘한국 국민 보험 양털 뽑기 알려드려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본전 뽑는 법을 공유했다. ▲검진 자격을 확인하고 2년에 1회 무료 건강검진을 챙겨 받을 것 ▲스케일링, 사랑니 발치 ▲한의원 이용하기 ▲3차 병원에 진료 의뢰서 챙겨가기 등이다.

A씨는 경기도의 한 치과에서 스케일링과 발치 치료한 영수증을 공개하며 “다 합해서 3만8500원밖에 들지 않았다. 너무 싸지 않냐”고 했다. 그는 또한 “한국 한의원에서 침을 맞거나, 부항을 뜨고 물리치료를 받아도 건보 혜택으로 싸게 누릴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홍슈에는 ‘귀국 후 건강 보험을 환불하는 방법’이나 ‘매달 납부하는 건강보험을 잘 활용하면 수익률이 200%에 달할 정도로 혜택을 볼 수 있다’ 등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한국 유학’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서울 시내 무료 진료 가능 병원 명단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들 병원은 취약 계층이나 건보에 가입하지 못한 외국인 이주민 노동자를 위한 봉사단체나 무료 진료소다.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서울 무료 진료 가능 병원' / 샤오홍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 4년 동안 중국인 가입자의 건보 누적 적자 규모는 2844억원으로 파악됐다. 2조2556억원을 보험료로 내는 동안 건보로부터 2조5400억원어치 혜택을 받은 것이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외국인 가입자 상위 20국 중 건보 적자를 기록한 것은 중국이 유일하다.

이런 적자의 이유로 중국 국적자에 대한 넓은 건보 혜택 범위가 꼽힌다.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인은 직장 가입자의 경우 아내와 자녀는 물론 부모와 형제자매, 장인·장모까지 피부양자로 가입할 수 있다. 거주 기간이나 영주권과 상관없이 한국인과 동일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지역 가입자와 그 가족은 6개월 이상 거주해야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도 신청에 따라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유학생의 건강보험료는 전년도 말의 지역가입자 세대당 평균보험료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체류자격이 유학(D-2)에 해당하는 경우 그 보험료의 50%를 경감받는다.

반면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현지 직장을 다닐 경우 본인은 중국 건강보험에 가입된다. 부인과 자녀는 영주권이 없으면 별도 민간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 가능한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다”며 “부당하고 불공평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정태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교에 유학을 오면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혜택을 받게 되는데, 이 학생들이 학업을 끝내고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받을 수 있는 병원 치료를 전부 다 받고 중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며 “그런 혜택을 빼앗기 보다는 권리와 혜택을 누리는 만큼 이들이 공평하고 정당하게 비용을 부담하는 방향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