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서 동물 착취를 중단하고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는 활동가 /뉴스1

지난달 28일 연세대 교지를 발간하는 ‘연세편집위원회’의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사과문이 올라왔다. 사과문을 올린 이유는 이들이 닷새 전 올린 사진 한 장 때문이었다. 캠퍼스 내 편집실에서 소속 학생들이 닭발과 계란찜 등 야식을 먹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 사진에 대해 일부 비건(채식주의자) 학생이 “거부감과 불쾌감이 든다”며 문제 제기를 했다고 한다. 연세편집위원회 측은 문제의 사진을 삭제하고 공개 사과했다. 사과문에는 “동물의 사체로 만든 음식에 거부감, 불쾌감을 느끼시는 분들을 고려하지 않고 사진을 게시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이른바 ‘육식 전시 금지’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육식 소비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SNS에 고기로 된 음식 사진을 올리지 말자는 움직임이다. 자신이 무심코 올리는 고기 사진이 보는 사람의 식욕을 자극해 본의 아니게 고기를 먹고 싶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이들이 육식 전시 금지 챌린지를 하는 이유다. 주로 비건과 사회운동가들이 주도해 온 ‘육식 전시 금지’ 챌린지는,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비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며 2030 사이에서 트렌드가 됐다고 한다.

문제는 연세편집위원회의 사례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진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고기를 먹는 ‘먹방’ 프로그램을 두고 “시대에 역행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대학생 정모(26)씨는 “육식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감한다”면서 “하지만 사적 영역인 SNS까지 통제하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강요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대학생 안모(29)씨는 “사진 전시를 하든 안 하든, 고기를 먹을 사람은 먹고 안 먹을 사람은 안 먹을 것 같다”며 “오히려 비건에 대한 반감만 부추기는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공중도덕처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회적 합의 없이 자신의 가치관을 타인에게 강요하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세련된 방법론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