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을 찬 청소년이 경찰을 향해 욕설과 발길질을 하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 연령의 ‘촉법소년’이 경찰관을 발로 걷어차고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조선닷컴 확인 결과, 해당 사건은 이달 17일 충남 천안의 한 경찰서 지구대에서 벌어졌다. 온라인에선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한민국 14세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앳된 얼굴의 청소년이 지구대 혹은 파출소로 보이는 공간에서 수갑을 찬 채로 경찰에게 저항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청소년은 경찰을 향해 손목에 찬 수갑을 내밀며 “이거(수갑) 풀어 달라. 꽉 묶었다”고 요청했고, 이윽고 경찰을 밀치고 망설임 없이 욕설을 했다. 경찰이 “그만하고 앉아 있으라”고 수차례 말하며 제지하자 경찰에게 말대꾸를 하면서 다가가 조끼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내며 경찰을 자극했다.

잠시 의자에 앉는 듯하던 청소년은 다시 수갑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수갑) 풀어줘 맞짱 까게. 맞짱 한 번 깔래, XXX아. XX 같은 XX야”라며 거친 욕설을 쏟아내며 급기야 경찰에게 두 차례 발길질까지 했다. 도를 넘은 청소년의 행동을 지켜보던 동료 경찰이 청소년의 몸을 잡아 의자에 앉혔다.

영상은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왔고, 영상을 올린 이는 화면에 ‘훌륭한 14살 잘 보았습니다’라는 문구를 달아 비판했다.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은 현재 비공개 상태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청소년조차 공권력을 우습게 여기는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네티즌들은 “경찰에게 손대면 바로 무력 진압해야지, 나라가 이게 뭐냐” “체벌은 안 된다는 신념이 흔들린다” “경찰이 극한직업. 저걸 어떻게 참았을까. 대단하다” “경찰을 폭행하는데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게 인권을 강조해온 결과인가”라고 했다.

현대의 성장·발육 속도를 반영해, 촉법소년 연령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외국의 경우 8세부터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구체적 사례도 제시됐다.

경찰의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열 받는다고 때릴 수는 없지만 대처가 미흡하다”며 “경찰이 말동무나 해주고 있느냐”고 했다.

그러나 “괜히 제압했다가 과잉진압이라고 욕먹고 부모한테 고소 들어오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 “다쳤다고 진단서 들고 나와 소송 걸면 골치 아프다” “내가 저 경찰이라도 저 정도가 최선”이라며 경찰을 옹호하는 의견이 많았다.

경찰은 ‘경찰관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에 따라 피의자의 비협조적인 태도나 반항 수위에 대해 단계별로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에 따르면 영상 속 청소년은 ‘순응’ 단계는 아닌 ‘소극적 저항’ 혹은 ‘적극적 저항’의 단계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인의 경우 적극적 저항 단계에서 경찰은 분사기를 쓰는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청소년에 대해서는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대응한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허경미 계명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몸에 손을 대는 경우 일반적으로 ‘공무집행 방해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이고 사람을 해할 물건을 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권력을 강하게 행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누군가는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고 평가하더라도 이 상황에서는 경찰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오히려 아이에게 강하게 대응했을 땐 공권력 남용이나 과잉 진압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무능론에 초점을 두면 안 된다. 경찰이 무능해질 수밖에 없는, 공권력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일반 시민들, 청소년에게조차 이런 수모를 겪으면 경찰도 대민 서비스할 마음이 꺾이지 않겠나. 이에 따른 불이익은 결국 일반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청소년의 경찰에 대한 저항 행위가 소년법상 보호 처분 결과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었다.

10살 이상~14살 미만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의 경우 소년법상 보호 처분(1~10호·숫자가 높을 수록 강한 처분)을 할 수 있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조사한 후 소년법원에 사건을 송치하게 된다. 비행성이 매우 높은 청소년의 경우 8~10호 처분이 내려지면 소년원에 1개월~2년 수감된다.

한 전문가는 “이 청소년은 어떠한 범법 행위를 해서 경찰에 체포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범법 행위에 더해 경찰에게 저항한 행위까지 고려해 법원에서 보호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확인 결과 이 사건은 지난 17일 충남 천안 소재의 한 파출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천안 동남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조선NS에 “현재 조사 중인 사건이 맞다”고 밝혔다. 해당 학생은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으로 파악됐다. 다만 경찰 폭행과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가 적용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인 사항이라 이렇다 저렇다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한민국 14세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앳된 얼굴의 청소년이 지구대 혹은 파출소로 보이는 공간에서 수갑을 찬 채로 경찰에게 발길질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