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주무관. /충주시 유튜브 채널

혼인신고를 할 때 담당 공무원이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아 섭섭했다는 사연에 충주시청 홍보팀 김선태 주무관은 “그럼 사망신고 때는 울어야 하느냐”고 했다.

지난 28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김 주무관은 “사실 여유가 있었다면 축하 한마디는 해줄 수도 있다. 다만 안 해줬다고 섭섭해 할 건 아니지 않나”라며 “담당자 입장에서는 하루에도 몇 건씩 혼인신고를 받을 텐데 다 진심으로 대할 수가 없지 않나”라고 했다.

김 주무관은 “희로애락을 같이 할 수 없잖나? 사실 담당 공무원은 그냥 일을 하는 거니까 그 사람한테 너무 기대를 많이 하면 안 된다”면서 “등기 우편을 보내는데 집배원 선생님께 엄청 진심을 기대하진 않지 않냐”라고 했다.

이어 “물론 그래도 공무원이니까 좀 더 친절하게 하면 좋긴 좋겠다”면서도 “그럼 사망신고 때는 울어야 하느냐”고 했다.

이에 함께 출연한 공무원은 “전 진짜 운 적이 있다. 딸이 일찍 죽어서 신청서를 작성하는 거를 옆에서 도와드렸다”며 “어머니가 손을 막 이렇게 떠시면서 갑자기 우셨다. 그래가지고 마음이 되게 아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주무관은 “어떤 분들은 말을 거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 만약 말을 걸면 ‘어, 나한테 왜 말 걸지? 나 아나?’하면서 기분 나빠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그런 상황에 몇 번 놓이게 되면 점점 사무적으로 바뀐다”고 했다.

김 주무관은 또 “근본적인 질문인데, 결혼이 과연 축하할 일인가? 결혼생활 할 때 힘든 부분도 있다. 그 담당자는 마냥 축하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숙연하게 보낸 거 아닐까”라며 “민원인들께서 공무원들의 상황을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공무원분들도 혹시 여유가 된다면 민원인들께 한 마디씩 건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김선태 주무관은 ‘국내 최초 공무원의 낮은 자세 토크’라는 콘셉트로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있다. 그는 낮은 자세라며 의자에 눕다시피 앉아 다리를 꼬고, 책상에 발을 올리고 방송을 한다.

충주시의 홍보 유튜브 채널은 전국 광역·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독자 3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