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청 공식 트위터에 지난 23~24일 이틀에 걸쳐 "집에 가고 싶음 ㅋ" "빠이뤵(파이팅)~ 해야줴(해야지)~"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와 화제가 됐다. /트위터

“집에 가고 싶음 ㅋ”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이 아닌, 고양시청 공식 트위터에 지난 23일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은 올라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36만회가 조회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 글을 올린 고양시청 홍보팀 소속 A(28)씨는 27일 조선닷컴에 “시민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이 같은 콘셉트로 글을 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은 왠지 재미가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보다 많은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앞서 고양시청 공식 트위터에는 지난 23~24일 이틀에 걸쳐 다소 생뚱맞은 글이 잇따라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집에 가고 싶음 ㅋ” “빠이뤵(파이팅)~ 해야줴(해야지)~” “그래도 어떡해 해야지” “담당자 본계(본인 계정)는 트친(트위터 친구)이 0명인데 여기서는 셀럽 된 거 같고 기분이 조음(좋음)” “사고치고 보고를 아직 안 드렸음... 포항항항” “하... 하기 싫다” 등이다. 계정 소개란에는 “고양시 공식 트위터임다(입니다). 공식 계정은 딱딱해야만 하는 법 있나요. 흐물텅하게 운영 하겠읍니다(하겠습니다)”는 문구가 적혔다.

모두 맞춤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장난스러운 글들이다. 그러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집 가고 싶다’는 글은 약 36만회가 조회됐고, 2500회 리트윗됐다. 다른 글들도 적게는 수천회, 많게는 수만회 조회됐다. 이는 트위터뿐만 아니라 다른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퍼졌다.

다만 처음 글이 올라왔을 때는 담당자가 고양시청 계정과 실제 자신의 계정을 혼동해 글을 잘못 올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올라온 글 대부분이 현재 2030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었기 때문이다. 별다른 맥락 없이 “집 가고 싶다” “하기 싫다” 등 호소하는 내용도 이 같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고양시청 공식 트위터에 소개란에 "고양시 공식 트위터임다. 공식 계정은 딱딱해야만 하는 법 있나요. 흐물텅하게 운영 하겠읍니다"라고 적혀있다. /트위터

확인 결과 해당 글은 A씨가 홍보 차원에서 직접 올린 글이 맞았다. 다만 ‘선 사고, 후 보고’ 형식이었다. A씨는 “최근 ‘고양시청 트위터를 활성화하면 좋겠다’는 지시를 받고 글을 올렸다”면서도 “그러나 아무도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생각으로 글을 올린 뒤 보고를 드렸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상부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올린 글은 맞지만,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A씨 글을 두고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들도 있다. “그래도 공적인 계정인데 글들이 너무 가볍다” “공지를 가볍고 재미있게 하는 건 좋지만, 별다른 내용 전달도 없이 밈만 나열하는 건 공공기관 계정을 개인 계정처럼 이용하는 것 같다” 등이다. 이 같은 홍보 방식이 되레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역효과를 낼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공공기관 소셜미디어가 꼭 무겁고 진중해야 할 필요만은 없다”며 “트위터를 이용하는 시민 연령대가 2030세대에 집중된 만큼, 이들이 사용하는 소통 방식과 언어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전화나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련 민원이 다수 들어오고 있다. 비판도 충분히 수렴해 앞으로 홍보 방식을 계속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의자에 눕다시피 앉아 책상에 발을 올리고 있는 김선태 주무관. /충TV 유튜브

한편 기존 관공서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는 방식으로 젊은 층의 눈길을 끈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충주시 홍보 유튜브 채널 ‘충TV’는 최근 비슷한 콘셉트로 전국 광역·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구독자 30만명을 돌파했다. 충TV는 2019년부터 충주시청 홍보팀 김선태(35) 주무관이 직접 채널 개설·기획·편집을 모두 담당해왔다. 관공서 채널임에도 인기 영상 조회수는 수백만회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김 주무관은 과거 이코노미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공공기관은 ‘지루하다’ ‘왠지 구독하기 싫다’ 등의 이미지가 있다. 어느 정도 브랜딩이 돼야 젊은 세대가 구독해도 창피하지 않은 ‘힙’(hip)한 계정으로 거듭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