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뉴스1

투자자 피해 50조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루나 사태’를 일으킨 후 해외로 도주했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2)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경찰청은 “몬테네그로 인터폴에서 송부받은 지문자료 정보와 경찰청 보유 자료와 대조한 결과 현지에서 검거된 2명이 루나 사건 피의자 권 씨와 측근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24일 전했다.

앞서 권 씨는 2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리고차 공항에서 검거됐다. 현지 경찰은 권 대표가 공항에서 사용하던 코스타리카 여권이 위조 여권인 것으로 인지하고 체포했다. 권 씨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후 동유럽 국가인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권 씨가 잡힌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 옆에 위치한 국가다.

몬테네그로는 대한민국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된 국가로 국내에서 범죄를 일으킨 후 해외로 도주한 용의자가 해외에서 체포될 경우 국내로 이송할 수 있다. 권 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던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법무부, 경찰과 공조해 빠른 시일 안에 권 씨의 국내 송환을 위한 절차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권 씨와 그가 창업한 가상화폐 테라USD(UST)·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를 사기 혐의로 제소한 바 있다. 권 씨 검거 이후 미국 뉴욕 검찰은 23일(현지시각) 권 씨를 증권 사기,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금융사기와 시세조작 등 총 8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이번 검거가 미국 당국의 요청에 의해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