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영씨는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쁜데 왜 남자가 없을까?”

진가영(가명)씨는 전(前) 직장 상사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 “내가 몇년만 젊었어도 너한테 대시 했을 텐데” “나랑 둘이 3차 술 마시러 가자” “피부가 점점 안 좋아지는데 얼굴에 뭐 좀 발라라” 같은 말도 수시로 들었다고 진씨는 전했다.

여성의날(3월 8일)을 하루 앞둔 7일 직장갑질 119가 기자회견에서 소개한 ‘외모 지적’ 피해 사례다. 이 단체는 여성 직장인 3명 중 1명이 외모 지적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이날 발표했다.

7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열린 여성의 날 기념 외모 갑질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0월14∼21일 직장인 1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23.1%가 직장에서 일상적 젠더폭력·차별로 ‘외모 지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외모 지적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이 36.3%로, 남성(13.2%)보다 많았다. 임시·일용직 여성 근로자(38.%)가 상용직 여성 근로자보다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소속 김한울 노무사는 “성별 우위를 이용해 여성 노동자에게 가하는 외모 통제는 정신적 고통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추가 노동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노무사는 “외모평가·지적·통제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성희롱이고 명백한 차별”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매뉴얼에 성차별적 괴롭힘 또한 문제라고 담아 규제해야 한다”고 했다.

강은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여성 직장인들은) 성역할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탕으로 한 표정관리를 해라, 원청 대표의 비위를 맞춰라, 밥을 지어라 등의 부당업무지시도 경험한다”며 “여성의 외모와 행위를 통제하는 조직 문화는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