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 사장이 차기 사장 최종 후보에서 탈락했다. MBC 소수노조인 제3노조는 “박 사장이 탈락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다른 두 후보 역시 2017년 파업 불참 기자들을 탄압한 인물”이라며 피해 조합원이 있는지 전면적인 실태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문화진흥회는 18일 서울 MBC 상암 사옥에서 열린 ‘MBC 사장 후보 시민평가단 회의’를 통해 MBC 사장 최종 후보자 2명을 선정했다. 이날 156명의 시민평가단은 현 사장인 박 사장을 비롯한 안형준 MBC 기획조정본부 메가MBC추진단 부장, 허태정 MBC 시사교양본부 콘텐츠협력센터 국장 등 후보 3명의 정책발표를 듣고 숙의토론과 질의응답을 거쳐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박 사장이 후보에서 제외됐으며, 최종 결선 투표는 안 부장과 허 국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방송문화진흥회 측은 “오는 21일 후보자 2명에 대한 면접평가를 통해 신임 MBC 사장 내정자를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최종면접은 iMBC 홈페이지 및 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며, 내정자 1인은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장으로 확정된다.
◇ 후보 2인 “MBC는 친민주당 방송” 박성제 저격
이날 정책발표 과정에서 안 부장과 허 국장은 박 사장의 친(親)민주당 성향 방송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안 부장은 “국민의 절반은 MBC를 신뢰하지만 다른 절반은 비판한다. 어떤 조사는 신뢰도 1위지만 다른 조사는 불신이 3위”라며 “MBC 내부는 분열과 갈등이 심하다. 스케이트장 등으로 유배 가는 일이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공영방송은 반쪽이 아닌 국민 모두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현재 여당은 박 사장을 노골적으로 공격한다. MBC 구성원 상당수는 박 사장의 사법 리스크를 걱정한다”며 “안타깝게도 MBC에는 중간지대가 없다. 이러다간 침몰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출마를 결심했다. MBC는 만나면 좋은 친구지만 누구에게나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허 국장도 “박 사장께서 최후 업적으로 언급한 신뢰도 1위는 반(反)윤 지지자들의 인기투표와 다를 바 없다”며 “지금 MBC가 친민주당 방송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딱 보니 100만’은 박 사장이 서초동 조국 옹호 집회 참여 인원에 대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약간 맛이 간 사람’은 박 사장이 광화문 태극기 부대에 참여한 사람을 지칭한 발언”이라며 “박 사장이 보도국장 시절 그의 부인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이었다”며 “그가 지향한다는 적극적 공영방송은 특정 진영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반대 진영을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MBC에는 무기력·냉소·분열 만이 가득하다. 가장 큰 원인은 끼리끼리 인사다. 본부장 10명 중 해고자 출신 박 사장이 임명한 파업 해고자 본부장이 3명, 친한 보도국 동기 3명을 포함해 입사 동기 본부장이 4명, 박 사장이 노조위원장 시절 노조 간부 본부장이 1명. 무려 8명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그리고 문제가 터지면 관계사 사장으로 회전문 인사로 돌려 막고 계속 의리를 지킨다”고 말했다.
◇ 제3노조 “안 부장·허 국장도 언론노조 홍위병”
제3노조는 “노골적인 친민주당 방송을 이어가던 박 사장이 시민평가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나왔다”며 이를 ‘불행 중 다행’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안 부장과 허 국장을 두고도 “언론노조의 홍위병 노릇을 하며 2017년 파업 불참 기자들을 탄압하던 후보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부장은 상당 기간 보도국 아침뉴스에디터로 일하며 파업 불참 기자들을 기자가 아닌 작가 업무에 투입시켰다”며 “허 국장 역시 2018년 최승호 사장 시절 정상화위원회조사2실에서 근무하며 정상화위원회가 헌법상의 피조사자의 진술거부권과 자기방어권을 무시하고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다분했음에도 PD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일을 담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들 후보들에게 과거의 파업 불참 기자 부당전보에 대한 관여 여부와 정상화위원회 반인권적 조사 행위에 대한 관여 여부를 명확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조합원이 있는지 전면적인 피해 실태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