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밤 부산 해운대 인근에서 행패를 부리던 취객이 돌연 손을 모으고 인사하고 있다. /SBS

술에 취한 채 택시기사에게 행패를 부리던 외제차 영업사원이 지나가던 행인의 말 한마디에 돌연 공손해졌다. 이 취객의 이름표를 본 행인이 “너네 팀장 ○○○이지?”라고 말하자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었다.

10일 SBS 뉴스브리핑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역 근처에서 취객 A씨와 택시기사가 말다툼을 벌였다. 당시 영상을 보면, 멈춰 있는 택시 앞에서 취객 A씨가 택시 기사를 거칠게 밀치며 소리를 질렀다. 택시 기사가 반발하며 “왜 도망가느냐”고 하자, A씨는 “뭘 도망가요 이 XX? 이 XX?”라면서 손을 번쩍 들고 택시기사를 위협했다. 이어 A씨는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던지기도 했다.

이 장면을 본 한 남성은 A씨의 행동을 말렸다. 그는 외투를 벗은 A씨의 옷에 달린 명찰을 보고, A씨에게 “너 (외제차) 영업 사원이야? ○○○이 너네 팀장이지?”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내 동생이거든?”이라고 했다.

그러자 A씨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외투를 고쳐 입고 두 손을 모으더니 90도로 인사했다. 행인이 자신이 일하는 영업장의 매니저와 아는 사이라는 소리에 공손해진 것이다.

해당 영상은 당시 상황을 모두 지켜본 한 고등학생의 제보로 알려졌다. 최군은 이 취객의 이중성이 괘씸해 제보를 결심했다고 했다. 최군은 “A씨가 주먹을 (택시 기사) 얼굴에 완전 가까이 대서 때리려고 하기 직전까지 위협했다”며 “(택시 기사는) ‘내가 이제 아빠뻘인데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심한 욕을 하냐’고 차분하게 말씀했다. 그러나 A씨는 심한 욕설을 그대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최군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A씨가 사과하고 택시비까지 주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택시기사 역시 선처를 원했다고 한다. A씨는 경찰 조사는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객을 90도 인사하게 만든 ‘○○○'은 실제 A씨가 근무하고 있는 수입차 매장 지점장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장 측은 논란을 일으킨 A씨에게 경고하고 택시기사와 연락이 닿으면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