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시의 한 창고에 대마 재배 시설(왼쪽 사진)과 게임장, 사격장 같은 유흥시설을 갖춰놓고 방문객들에게 대마초를 제공하는 이른바 ‘대마 파티룸’을 만든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경기도 김포시의 한 창고에 대마 재배 시설과 게임장, 사격장 같은 유흥시설을 갖춰놓고 방문객들에게 대마초를 제공하는 이른바 ‘대마 파티룸’을 만든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LED램프, 환풍 시설, 온도계 등을 갖춘 이 마약상의 대마 온실에서는 한번에 18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의 생 대마 13kg과 대마 건초 5.3kg이 발견됐다.

경기북부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김모(42)씨 등 5명을 대마관리법 위반 혐의로 작년 10월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 4월 인천에서 대마 재배에 성공한 후 같은 해 11월 경기도 김포로 옮겨 본격적으로 대마 재배 및 판매 사업을 준비하며 파티룸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일당은 대마 재배부터 판매, 투약까지 한번에 가능한 ‘대마 파티룸’을 정식 운영하기 전 지인들을 초대해 대마초를 나눠주며 시범 운영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작년 한 해 동안 김씨 일당 5명을 비롯해 마약 사범 1만2387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전년(1만 626명)보다 16.6% 증가한 수치로 경찰은 역대 최다 검거 인원이라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10대 마약 사범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광역범죄수사대는 텔레그램에 마약 판매 채널을 만들어 필로폰 등 마약류를 유통한 청소년 판매 총책 A(17)군 등 23명을 작년 5월 검거했다. A군은 학원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2명과 함께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A군과 일당은 2021년 10월부터 약 7개월간 다른 마약 채널에서 도매가로 구입한 마약류를 텔레그램을 통해 중간 판매책들에게 되팔았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49g, 케타민 227g, 엑스터시 140정 등 약 4억원 상당의 마약류화 현금 등 48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압수했다.

실제 A군처럼 작년 경찰에 붙잡힌 10대 마약 사범은 294명으로 5년 전 2018년 104명에 비해 약 3배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소셜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해서 10대들도 마약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소별로는 클럽이나 유흥업소에서 마약을 판매하거나 투약한 사람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경찰은 작년에 유흥업소 일대에서 마약 사범 454명을 검거했는데 전년 동기(161명) 대비 약 3배다. 지난해 7월 강남구 역삼동 한 유흥업소에서 손님 등 5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 30대 여성 종업원과 20대 남성 손님이 필로폰을 과다 복용해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른바 ‘강남 유흥업소 마약 사망 사건’ 이후 클럽과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대대적 단속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앞으로 지능화되고 있는 마약 수법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다크웹이나 가상자산 등에 특화된 마약 전문수사관을 채용해 전국 시도청에 오는 2월 배치할 예정이다. 또 마약 수사에도 위장 수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