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났던 그날도 오늘과 같이 평범한 하루였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며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오늘이 왔네요. 정민이를 기억하기 위해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11일 오후 고(故) 심정민 소령(1993년생·공사 64기)의 1주기 추모식이 열린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1층 이병형홀. 심 소령의 큰누나 심정희(39)씨가 단상에 서자 장내엔 깊은 적막이 깔렸다.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심 소령은 지난해 1월 경기 화성에서 F-5E 전투기 비행 임무를 수행하던 중 기체 결함으로 추락해 순직했다. 심 소령은 사고 당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 탈출을 하지 않은 채 끝까지 기체 조종간을 잡고 놓지 않았고, 인근 대학교와 아파트 등이 아닌 야산으로 전투기를 향하게 했다.

이날 추모식 무대에 마련된 흰 스크린에는 심 소령의 유년 시절부터 군 복무 시절 찍은 사진들이 차례로 비춰졌다. 심 소령이 순직한 시각인 오후 1시 44분에는 추모식에 온 사람들이 일제히 그를 추모하며 묵념했다.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이병형홀에서 열린 故심정민 소령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을 떠올리며 슬퍼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심 소령 추모사업회 이사장인 신평 변호사는 “위국헌신과 군인의 명예를 선택한 심 소령의 정신은 군인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각인돼야 한다”라며 “앞으로 추모 사업들을 통해 심 소령은 우리 가슴속에서 부활하고 수많은 ‘심정민’이 또 다시 태어나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모사업회 측은 오는 13일 심 소령의 모교인 대구 능인고에서 심 소령 흉상 제막식을 연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족과 심 소령과 같은 부대였던 군 동료들, 김태호 국회의원ㆍ구현모 KT 대표ㆍ이성희 농협중앙회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도 근조 화환을 보내 유족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