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와 택시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기영(31)이 추정 소셜미디어에 2012년 남겨진 글과 사진. /페이스북

4개월 사이에 동거하던 여자친구와 접촉사고로 만난 택시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이기영(31)의 신원이 공개되며 그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셜미디어 계정이 주목받고 있다.

2일 온라인에서는 ‘이기영’ 이름으로 가입된 한 페이스북 계정이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의 SNS로 추정된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 계정의 프로필 사진에는 지난달 29일 경찰이 공개한 이기영의 증명사진과 매우 닮은 이목구비를 가진 남성의 사진이 등록되어 있다. 다만 더 앳된 모습이며 마르고 날카로운 인상을 줬다.

해당 계정에는 2012년 12월 3일 “시작”이라는 글과 함께 육군 하사로 임관했다는 사진이 올라왔다. 실제로 이기영은 육군 모 부대에서 2013년 부사관으로 근무했다. 당시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육군교도소에서 복역했다.

2012년 4월 해당 페이스북에는 “쓸만한 사람이 되어봐야겠다”는 다짐 글이 올라왔다. 그러나 두 달 뒤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내가 잘못했어도 한두 번이지”라며 누군가를 원망하는 듯한 글도 남겨졌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이기영은 학창시절부터 성인이 된 후에도 거짓말을 자주 해서 친구들과 멀어졌다. 이기영과 자주 만났던 이웃 주민은 조선닷컴에 “동거녀를 와이프라고 소개하고, 자전거 매장을 여러 개 운영한다고 했는데 모든 게 다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이기영은 전역 후인 2018년 음주운전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다시 음주운전을 저질러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택시 기사를 살해한 날에도 당시 여자친구 가족과 술자리를 가진 후 음주운전 문제로 다투기까지 했지만 결국 또 음주운전을 했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오후 음주 운전을 하다 접촉사고를 낸 후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과정에서 집주인이자 동거녀를 살해해 파주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이기영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후 신용카드를 훔쳐 쓰고 스마트폰으로 대출을 받아 고가의 커플링을 구입하고 고급 술집, 호텔 등에 썼다. 액수를 합치면 5400만원에 달한다. 경찰은 범행 장소의 혈흔과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를 종합해 이번 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