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복역 중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신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했다. ‘복권’ 없는 사면이다. 김 전 지사는 “이번 사면은 저로서는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게 된 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2021년 7월 26일 구속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발언하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번 사면으로 잔여 형기 5개월은 면제됐지만, 복권은 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김 전 지사는 이날 0시 7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나와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오게 됐다”며 “추운데 나오신 분들께 미안하고 개인적으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원하지 않았던 선물이라 고맙다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방법이 없었다”며 “결론적으로 선물을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나 지켜보는 쪽이나 모두 다 난감하고 딱한 상황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정부가 이번 특별사면 명분으로 화해와 포용을 통한 국민통합을 거론한 것을 두고서는 “국민통합을 위해서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국민통합은 이런 방식으로 일방통행이나 우격다짐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정치의 중요한 역할이 우리 사회 갈등과 대립을 조정하고 완화시키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것이 정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지금 제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제 사건의 진실 여부를 떠나서 지난 몇 년간 저로 인해서 우리 사회 갈등 골이 더 깊어진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했다.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2021년 7월 26일 구속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전 지사는 “창원교도소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는 시간 동안에 많이 생각하고 많은 것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한 뒤 10초가량 말을 잇지 못하다가 “제가 그동안 가졌던 성찰의 시간을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한 뒤 회견을 끝냈다.

김 전 지사 출소 현장에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주당 관계자, 지지자들이 마중을 나왔다. 김 전 지사는 출소 직후 이들과 악수를 나누고 짧게 포옹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김경수는 무죄다”라는 연호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