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일동행 다음 열차: 84분 뒤 도착’

10일 오전 9시7분, 서울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승강장 안내 전광판에 이런 정보가 떴다. 이날도 전장연은 오전 7시30분부터 지하철 시위를 벌였다.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전광판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시민들이 전장연에 피해보상 요구해야할판” “시위 주도자에 대한 폭행 충동이 든다” “요즘 저는 그냥 포기하고 새벽 6시에 출근합니다”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10일 오전 9시7분 서울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승강장 안내 전광판 화면. /온라인커뮤니티

현장에서 분노를 드러내는 시민도 많았다.

전장연 시위대는 이날 오전 7시 43분쯤 광화문역으로 들어온 여의도행 열차에 탑승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탄 휠체어 뒤에 ‘기획재정부는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안전한 세상을 원한다’ 등의 플래카드 걸었다. “장애인에게 권리를” “차별은 이제 그만”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충정로역, 공덕역 등 각 역사에 도착할 때마다 타고 내리는 시위를 벌였고, 총 45분여 가량의 지연 출발이 발생했다.

이들은 “출근길 지하철을 45번째 타고 있다”며 “국회가 책임지고 장애인들이 대중교통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보장해달라. 국회 상임위 논의에 이동권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주목해달라”고 했다.

기다리다 지친 승객들 사이에서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45번째 불편함을 겪고 있다” 등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전장연 시위대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열린 '제4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에서 지하철에 탑승해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국회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전장연은 지난 7일부터 매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