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제주시 도남동에서 바라본 하늘에 빛기둥이 나타난 모습. /연합뉴스

제주 밤하늘에 수십 개의 반짝이는 빛기둥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제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부터 제주 곳곳에서 빛기둥이 관측되고 있다는 제보 전화가 접수되기 시작했다. 이 기이한 현상은 한 시간 이상 계속됐고 특정 지역이 아닌 제주시 연동·조천읍·애월읍과 서귀포시 효돈동·대정읍 등 전 지역에 걸쳐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이거 뭔지 아시는 분” “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이다” “UFO인 줄 알았다” 등의 짧은 글과 하늘 사진을 공유한 게시물이 다수 등장했다. 언론과 시민들 카메라에 담긴 모습을 보면, 마치 수십 개의 별똥별이 한꺼번에 떨어지듯 빛나는 기둥이 하늘에 매달린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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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갑자기 나타난 빛기둥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실 이 빛은 어선의 불빛이 5~6㎞ 높이 상층운에 반사되면서 생겨난 것이다. 우리는 제주 앞바다 어선들이 야간 조업 중 물고기를 모여들게 하려고 켜둔 집어등(集魚燈) 불빛을 본 셈이고, 이때 구름은 일종의 거울 역할을 한다.

관측자와 어선 집어등 사이에 대기 기상 조건이 맞을 경우 이런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빛이 기둥 모양인 이유는 상층 구름층이 주로 육각 구조의 얼음 입자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 얼음 결정의 위치가 다 달라 반사된 상이 맺히며 우리 눈에는 기둥 형태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앞서 제주에서는 지난 2월에도 이같은 빛기둥이 관측된 바 있으며, 올해에만 2~3차례 나타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최근은 지난달 28일 새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