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대상으로 법정 한도를 넘는 연 5000% 이상의 고금리로 대출을 하거나, 채권 추심을 하면서 협박을 하는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피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건수는 올해 1~8월에만 6785건으로 월평균 848건에 이른다. 2020년(월 613건) 대비 2년 새 38%나 늘었다. 현재 법정 최고 금리 20%를 넘는 고금리를 적용하거나, 추심을 하면서 협박까지 일삼는 등 불법 사례는 올해 월평균 728건으로 같은 기간 69%나 증가했다.
또 경찰이 실제 수사를 벌여 검거한 불법 사금융 일당은 올해 1~9월 1551명으로 1년 새 1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경찰서의 경우 최근 기업 형태로 불법 대부업을 한 혐의로 15명을 검거해 수사 중이다. 최대 연 2000%가 넘는 이자를 매겨 피해자 2300여 명을 상대로 200억원 가까이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다룬 대출 규모는 총 1300억원에 달한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도 지난 8월 말 최고 연 5198% 금리로 불법 대출을 하고 이자를 챙긴 일당 1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용 등급이 낮아 1·2금융권이나 합법 대부 업체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불법 대출을 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 광고를 하고 연락이 온 사람들을 노린 것으로 알려졌다. 35명에게 이들이 받은 이자는 3억7000만원에 이른다. 피해자 중에는 대출할 때 나체 사진을 찍게 하고, 이자가 밀리자 사진을 가족 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당한 사람도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불법 사금융 피해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불황 때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은행권이나 합법 대부 업체는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대출을 거부하는 경향이 커져서다. 당장 돈이 필요한 서민들이 단기간 원금의 몇 배를 갚아야 하는 고금리 계약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불법 대부 업체를 찾아가는 경우가 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