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장동 사업자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의 측근이자 천화동인 4호 이사인 이모씨가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 사업 실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에게 불법대선자금을 건넸다고 지목한 장소의 차량 출입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욱→남욱 측근 이모씨→정민용→유동규→김용

서울중앙지검 청사 검찰 로고 뒤로 펄럭이는 태극기가 비춰 보이고 있다.2018.6.22/뉴스1

검찰은 현재 대장동 개발 관련 불법대선자금 ‘8억4700만원’이 대장동 사업자 남욱 변호사를 시작으로 남 변호사의 측근이자 천화동인 4호 이사인 이모씨, 정민용 변호사를 거쳐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본부장,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으로 흘러갔다고 보고 있다.

조선일보 DB

여기서 이씨는 남 변호사가 만든 현금 중 일부를 정 변호사에게 가져다주는 ‘중간 전달책’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8억4700만원’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정 변호사에게 전달했는지 메모를 남겨뒀는데, 최근 수사팀에 다른 자료와 함께 이 메모를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메모와 유 전 본부장, 남 변호사의 진술을 통해 18일 김용 부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김 부원장은 20일 구속됐다. 김 부원장의 혐의는 작년 4~8월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민주당 대선 경선 자금 20억원 가량을 요구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8억47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정민용 변호사가 작년까지 거주했던 성남 판교 A아파트 주차장/TV조선

이런 가운데 검찰이 이씨가 정 변호사에게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장소의 차량 출입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는 정 변호사가 작년까지 살던 경기 성남 판교에 있는 A아파트 지하주차장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지목한 시기를 분석해 이씨가 A아파트에 출입한 내역을 확보했다. 23일 채널A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CCTV 영상도 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 돈을 건네는 장면이 포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 부원장은 19일 민주당을 통해 “대장동 관계자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혐의로 부인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대선 자금은커녕 사탕 한 개 받은 것도 없다”면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한 특검을 추진하자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23일엔 대장동 개발업체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을 향해 “그들이 과연 원수 같았을 이재명의 대선자금을 줬을까”라며 “자신들이 다 가졌을 개발 이익을 공공개발한다고 4400억원이나 뺏고, 사업도중 1100억원을 더 뺏은 이재명이 얼마나 미웠을까”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을 향해 ‘X같은 XX, XX놈, 공산당 같은 XX’라고 한 김씨의 육성이 담긴 뉴스타파의 보도 영상도 올렸다.

김씨가 이 대표로부터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민간사업자 입장에서 불이익을 당해 이 대표에게 불만이 컸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대장동 개발업자들이 김용 부원장을 통해 자신의 대선자금을 댔다는 의혹을 부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