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009년 자회사 KBS 미디어텍을 만들어 뉴스 등 방송 제작 지원 업무를 맡겼는데, 이는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KBS에 “미디어텍 직원 220명에게 수년간의 불법 파견 기간 주지 않은 임금 총 239억원을 지급하고, 파견 기간 2년이 넘었지만 아직 직고용 하지 않은 47명은 채용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홍기찬)는 지난 23일 KBS 미디어텍 소속 근로자 230여 명이 “KBS가 불법으로 KBS 미디어텍 직원들을 파견받았고, 비슷한 업무를 하는 KBS 정규직 직원과 비교해 적은 임금을 줬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자회사 소속 직원이라도 본사가 업무를 지시하고 통제하는 직원이면 도급(都給)이 아니라 ‘파견’으로 보고, 같거나 유사한 업무를 하는 본사 직원과 임금 등에서 차별하지 못하게 한다. 또 2년 넘게 파견을 받을 경우 직접 고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소송을 낸 미디어텍 직원 중 뉴스 진행, 뉴스 영상 편집, 스포츠 중계, SNG밴(방송차량) 운용, 오디오 녹음 등의 업무를 한 사람들과 KBS의 근로 관계는 도급이 아니라 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KBS 정규직 근로자의 관리나 감독, 지휘 등에 따라 업무를 했고 직원들이 재량권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KBS 측이 미디어텍 직원들의 휴가 일정과 근무시간 같은 근로 조건도 통제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도 2019년 이런 점을 인정해 미디어텍 소속 근로자 192명을 KBS가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 지시해, 고용을 원하지 않는 3명을 제외한 189명이 당시 채용됐다. 이때 제외된 사람 다수는 소송을 내 이번에 고용 대상이라는 판결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소송을 낸 사람들 가운데 ‘사운드 디자인’ 업무 담당자 5명에 대해서는 KBS와 무관한 외주 사업 비중이 컸다는 이유 등을 들어 파견으로 보기 어렵다며 손해배상 책임이나 고용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