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한 대학 기숙사에 사는 김모(26)씨는 최근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모르는 학우와 치킨을 함께 사서 나눠 먹었다. 게시판에 ‘치킨 나눠 드실 분?’이란 내용의 글을 올리니 금세 메시지가 왔다고 한다. 김씨는 “치킨 값이 2만원이 넘어서 혼자서 한 끼로 먹기에 부담이 큰데, 시간이 맞는 친구가 없었다”면서 “내가 배달을 받은 뒤 내 몫의 치킨을 덜고 나머지 치킨을 가져다 줬다. 콜라랑 치킨 무는 나눌 수가 없어서 하나씩 골라 가졌다”고 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학식 가격 인상 반대 및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밥을 학생식당에서 1000원에 제공하는 제도로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와 학교가 각각 1000원씩 지원하게 된다. 전대넷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현재 전국 28개 대학에 지원되고 있다. 2022.9.7/뉴스1

최근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전국 캠퍼스 곳곳에서 “개강하니 가파르게 치솟은 물가가 체감이 된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학교 인근 식당 밥값은 물론이고, 학생식당 밥값도 오르는 중이다. 올 상반기 서울대, 연세대, 중앙대 등이 학생식당 가격을 올린 데 이어, 고려대 서울캠퍼스가 19일부터 5000원이던 학생회관 밥값을 60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한국외대도 이달 초 학생식당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간식 값도 무섭다는 반응도 많다. 메가커피나 매머드커피 등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이 주로 찾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최근 몇 개월 새 잇따라 200~400원씩 가격을 올렸고, 농심·오리온 등의 기업도 라면이나 과자 등 대학생들이 즐겨 먹는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주머니 얇은 대학생들은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다양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 외식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고 공동 구매를 하는 일이 늘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취를 하는 대학생 왕서연(20)씨는 최근 친구 2명과 2만8400원짜리 칠레산 청포도 3kg를 함께 사서 나눠 먹었다고 한다. 왕씨는 “소량 주문보다 이게 더 싸서 포도 먹을 친구를 모았다”고 했다. 지인들과 마트에서 대용량 샴푸 등 생필품을 사서 나눠 쓴다는 학생도 많다.

엠티(MT·멤버십 트레이닝) 같은 학교 활동을 줄인다는 학생도 여럿 있다. 서울 중랑구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윤모(21)씨도 그중 하나다. 그는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가평이나 대성리를 가더라도 숙소와 식비 등 1박 2일에 1인당 12만~15만원을 내라고 하더라”면서 “가뜩이나 쪼들리는데 엠티를 가려면 적자라 포기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 식당에서 1000원에 한 끼를 주는 ‘천원학식’에는 사람이 대거 몰린다. 중·고등학교 급식처럼 메뉴를 고를 수 없지만 저렴해 사람이 늘 몰린다. 성균관대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학기에는 천원학식 이용자가 5만6000여 명이었지만 지난 1학기엔 7만명을 넘겼다.